중간선거 패배후 새전략 고심…백악관 물갈이도 예고

중간선거 참패 이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최고위급 보좌관들은 이번 선거의 참패 원인과 향후 대책을 지난 2주일 가까이 논의해 왔다.

오바마 대통령이 열흘간의 아시아순방에 나선 가운데 백악관 참모들이 내린 결론은 이번 선거 패배가 단순한 메시지 전달의 실패나 집권당의 중간선거 패배 사이클의 반복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보다는 지난 2008년 대선 당시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데서 온 `민주당 스스로의 실패'였다는 것이 이들의 결론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14일 전했다.

참모들은 현재의 상황이 심각하며, 이를 반전시키기 위해서는 상당한 조정을 취할 필요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특히 이들은 지난 대선 당시 오바마에게 표를 몰아줬던 중도성향의 유권자들이 이번 중간선거에서 돌아선 것에 대해 깊이 우려하며 이들을 민주당 지지로 되돌리는 방안을 논의중이다.

참모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핵심 이슈들에 대해 공화당과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워싱턴을 바꾸겠다는 선거 당시의 약속에 대한 눈에 띄는 진전을 이뤄야 한다고 보고 있다.

또 경제의 가시적인 진전을 오바마가 관장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백악관의 한 보좌관은 참모들이 지난 10여일을 "자기 성찰"을 하면서 보냈다고 전했다.

향후 대응 전략은 일단 15일부터 시작되는 의회 `레임덕 세션'에서 어떤 문제를 최우선으로 처리할지 결정하는 것을 시작으로 앞으로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백악관 내 참모들의 물갈이도 예고되고 있다.

WP는 내년 1월말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연설 이후 데이비드 액설로드 백악관 선임고문이 백악관을 떠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날 폭스뉴스 프로그램에도 출연,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 준비를 위해 "늦겨울이나 초봄"에 백악관을 떠나 시카고로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WP는 액설로드 대신 2008년 대선의 책임자였던 데이비드 플루프가 백악관으로 들어와 액설로드의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람 이매뉴얼이 백악관을 떠나간 뒤 그 자리를 임시로 맡고 있는 피트 라우스 백악관 비서실장에 의해 현재 진행되고 있는 백악관 관료들에 대한 평가작업 결과에 따라 더 많은 물갈이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WP는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2006년 중간선거 뒤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을 해임했던 것과 같은 `급격한 변화'는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관측했다.

(워싱턴연합뉴스) 황재훈 특파원 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