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 문용식 나우콤 대표가 트위터에서 기업형슈퍼마켓(SSM)과 이마트 피자 등을 둘러싸고 이틀째 설전을 벌이고 있다.

설전은 문 대표가 28일 오후 트위터(@green_mun)를 통해 정 부회장(@yjchung68)에게 "수퍼 개점해서 구멍가게 울리는 짓 하지 말기를… 그게 대기업이 할 일이니"라고 반말투 메시지를 보내면서 시작됐다.

이에 신세계 유통산업연구소가 공식 계정(@SSG_RID)을 통해 문 대표에게 "신세계 이마트 에브리데이 17개는 대부분 사업 초기에 개점했거나 기존 상권이 없는 신개발 지역에 극히 제한적으로 출점한 것"이라며 "신세계가 수퍼를 열면서 동네 상권을 울린다고 쓴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문 대표는 얼마 뒤 "두 가지만 묻지요"라며 "신세계는 대기업의 SSM 개설이 사회적 문제가 있다는 데 동의하는 건지, 이마트 피자로 동네 피자점 문닫게 하는 것과 SSM 개설로 구멍가게 문닫는 것이 무슨 차이가 있는 건지"라고 되물었다.

최근 이마트가 점포에서 판매하기 시작한 피자가 크기 대비 저렴한 가격으로 고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으나 한편으로 소규모 피자 가게의 생존을 위협한다는 비판에 직면한 일을 거론한 것.

이에 29일 오전부터는 정 부회장이 직접 답변에 나섰다.

정 부회장은 SSM에 대한 문 대표의 글을 리트윗(퍼나르기)해 6만6천명이 넘는 자신의 팔로어들에게 보여주면서 "이분 아직까지 피자 얘기하시네…유통업 존재 자체를 부정하시네요"라고 응수했다.

정 부회장은 그동안 이마트 피자를 비판하는 트위터 이용자들에게 "대형마트에서 어묵이나 떡볶이, 순대도 파는데 왜 피자만 문제 삼느냐. 핵심은 소비자가 좋은 상품을 싸게 사는 것"이라고 반박해 왔다.

또 그는 SSM에 대한 의견을 묻는 다른 이용자에게 "정해진 법과 사회적 합의 내에서 움직여야겠죠"라며 "국회나 정부에서 정해주신 지침 내에서 고객들에게 최대의 만족을 드리는 게 저희 사명"이라고 답했다.

화제는 SSM과 이마트 피자였으나 설전은 주로 말투와 태도를 둘러싸고 계속됐다.

정 부회장은 "아무리 왼쪽에 서 계셔도 분노는 좀 줄이도록 하세요. 사회가 멍듭니다"라고 문 대표의 어조를 문제 삼았고 문 대표는 "사회가 멍드는 건 소시민의 분노 때문이 아니라 재벌 대기업을 비롯한 기득권층의 탐욕과 부패 때문"이라고 맞받았다.

문 대표는 "논점을 빠져나가시는데여.. 무엇이 우리 사회를 멍들게 하느냐를 묻는데, 왠 말투 타령이지여"라고 묻자 정 부회장은 "내 논점은 본인의 Attitude(태도)십니다. 말씀을 하시더라도 적절한 예의를 먼저 갖춰주세요"라고 답했다.

또 정 부회장은 자신의 지인에게 "이분 감옥까지 갔다오신 분 아니니"라고 메시지를 보내는 등 피디ㆍ클럽박스와 아프리카를 운영하는 문 대표가 2008년 영화파일 불법 유통을 조장한 혐의로 구속됐던 일을 지목하는 듯한 언급을 했다.

이에 문 대표는 "정 부회장이 네이버 검색해서 과거 감옥 갔다온 이력까지 충실히 소개해 준 덕분인지, 잠자고 나보니 팔로워가 200명이나 늘어 있네여"라는 글을 썼다.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cheror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