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치러진 브라질 대통령 선거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대통령의 지지를 받은 집권 노동자당(PT)의 지우마 호세프 후보(62 · 여)가 1위를 차지했으나 과반 득표에는 실패했다. 이에 따라 오는 31일 결선 투표에서 최종 승부가 판가름날 예정이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브라질 연방선거법원의 개표 집계 결과 호세프 후보는 46.8%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다. 제1야당인 사회민주당의 조제 세하 후보는 32.6%로 2위였고,녹색당의 마리나 실바 후보가 19.4%로 뒤를 이었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음에 따라 1,2위를 차지한 호세프 후보와 세하 후보가 오는 31일 결선 투표에서 맞붙게 됐다.

앞서 출구조사 결과에선 호세프 후보가 51%를 득표한 것으로 나타나 1차 투표에서 당선을 확정지을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주 룰라 대통령의 비서실장이 공공 사업 계약과 관련한 부패 스캔들에 연루된 혐의가 알려져 일부 유권자들이 등을 돌렸다고 AP통신은 분석했다.

그러나 결선 투표에서 호세프 후보의 승리는 무난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국민들로부터 여전히 80%가 넘는 지지를 받고 있는 룰라 대통령이 그를 밀고 있기 때문이다. 3위를 차지한 실바 후보도 원래 룰라가 이끄는 집권 여당 출신이다. 이 때문에 실바 후보 지지자들이 결선 투표에서 결국 호세프 후보에게 쏠릴 것이란 전망이다.

호세프 후보가 당선되면 브라질에서 첫 번째이자 남미 국가에선 세 번째 여성 대통령이 된다. 과거 군사정부 시절 마르크스주의 무장 게릴라 조직에서 활동했던 그는 1986년부터 2002년까지 포르투알레그레 시정부와 리우그란데두술 주정부에서 재무국장과 에너지부 장관 등을 역임했다. 호세프 후보는 2001년 PT에 입당하면서 룰라 대통령과 처음으로 인연을 맺었다. 2003년 룰라 정부 출범과 함께 에너지부 장관에 임명됐고,2005년부터 지난 3월까지 한국의 총리 격인 수석장관을 역임했다. 그는 장관 재임 시절 대규모 인프라 투자사업인 성장촉진계획(PAC)을 주도하는 등 강한 추진력으로 룰라 대통령의 신임을 받았다. 룰라 대통령의 전폭적 지원은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인지도가 낮았던 호세프 후보를 가장 유력한 차기 대통령 후보로 올려놓는 데 성공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