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경기침체의 여파로 많은 사람들이 이사를 미루고, 젊은이들은 결혼도 미루는 등 가정과 직장생활에서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29일 `유에스에이(USA) 투데이' 진단에 따르면 우선 미국의 중간 가구소득이 2008년 5만1천726달러에서 작년에는 5만221달러로 2.9% 감소했다.

중간 가구소득은 2년 연속 감소한 것이어서 경기침체의 그늘이 짚게 드리우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년도에 이어 같은 집에서 계속 사는 비율도 2006년 83.2%에서 작년에는 84.6%로 상승하는 등 가급적 이사를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결혼한 18세 이상 여성들의 비율이 정부가 이와 관련한 통계를 조사한 이래 처음으로 50% 미만으로 떨어졌다.

또 25-34세 사이의 성인중 결혼을 하지 않은 비율도 2000년 34.5%에서 작년에는 46.3%로 증가했다.

비영리 인구통계연구소인 인구조회국(PRB)의 마크 매더는 "경기침체는 젊은 여성들이 결혼을 미루는 추세를 가속화시킬 것"이라며 "젊은이들은 경기침체로 결혼 보다는 동거를 선호하며, 이는 직장과 경제문제가 불확실한 상황에 대처해 나가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집에 승용차가 2대 이상이던 가구의 비율도 떨어져 한대로만 사는 집이 크게 늘어났다.

또 사무실 임대료 등을 줄이기 위한 탓인지 재택근무를 하는 사람의 비율은 2006년 3.9%에서 작년에는 4.3%로 늘어났다.

다만 취업난 시대를 맞아 직장을 잡는데 유리한 조건을 만들기위해 학사학위 이상의 과정을 이수하는 사람은 갈수록 늘어 작년의 경우 27.9%에 달했다.

대학을 졸업해도 직장을 잡지 못하는 경우가 늘어남에 따라 대학원에 진학하거나 경영학석사 등 전문직 석사학위를 따서 취업에 유리한 조건을 만들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만 부유층과 저소득층간의 소득 불균등에 큰 변화는 보이지 않았다.

마크 매더는 "경기침체는 미국인들의 가정과 직장생활 등 모든 측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이는 소득 또는 교육수준과 관계없이 고르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네바다 대학 사회학과의 로버트 랭 교수는 "경제가 언제 좋아질지 확신이 서지 않아 많은 사람들이 모험을 하지 않으려 한다"면서 "현 경기침체가 단기간의 위기이기는 하지만 2차대전 이후까지 영향을 미친 1930년대 대공황처럼 앞으로 수십년간 미국인의 삶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애틀랜타연합뉴스) 안수훈 특파원 a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