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서 스카이다이버 살인사건 재판 개시

약 4년 전인 지난 2006년 11월18일 벨기에 동부의 한 마을에 여성 스카이다이버 한 명이 추락사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두 명의 자녀를 둔, 스카이다이빙에 심취한 엘스 판도런(당시 38세)이 스카이다이빙 도중 낙하산이 펴지지 않은 탓에 4천500m를 수직으로 추락, 변을 당한 것으로 세간의 관심에서 묻혀질 뻔 했다.

그러나 경찰은 낙하산 줄이 정상적인 상태가 아닌 점에 주목, 단순사고가 아니라 누군가 고의로 낙하산을 고장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에 착수했다.

그리고 사고가 발생한 지 한 달 뒤 함께 스카이다이빙에 참여했던 엘스 클로테만스(여.26)를 두 번째 참고인으로 소환했으나 출두 직전에 그녀가 자살을 시도한 점을 의심해 클로테만스를 '살인 용의자'로 지목했다.

이어진 수사에서 클로테만스와 판도런이 스카이다이빙 동호인인 마르셀 S. 라는 남성을 사이에 둔 연적이라는 사실이 밝혀졌고 검찰은 질투심에 불탄 클로테만스가 마르셀을 독차지하고자 사고를 가장해 판도런을 살해한 것으로 결론 내리고 클로테만스를 기소했다.

거의 4년이 지나고서야 24일 클로테만스의 판도런 살인사건 재판이 벨기에 동부 통그레 지방법원에서 시작돼 언론의 관심을 모았다.

검찰은 기소장에서 밝힌 바와 같이 클로테만스가 질투심에 불타 판도런의 낙하산 줄을 일부 훼손해 스카이다이빙 도중 낙하산이 펼쳐지지 않게 함으로써 피해자를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 측은 "그들(검찰)은 4년 남짓 지난 아직까지도 확고한 물증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면서 클로테만스의 무죄를 확신하는 입장이지만, 검찰은 "정황 증거만으로도 피고인의 유죄가 입증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한편, 이번 재판은 약 한 달간 이어져 내달 20일 선고공판이 있을 예정이다.

(브뤼셀연합뉴스) 김영묵 특파원 econ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