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의 대권 도전이 가시화되는 분위기다.

17일 러시아 현지 인터넷 언론인 '가제타 RU'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경호국(FSO)은 지난달 말 러시아어로 'Putin-2012.rf'와 'Putin2012.rf' 등 2개의 웹사이트 주소를 등록했다. 이와 관련,총리실의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총리실이 공식적으로 주소 등록을 요청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또 웹사이트 등록을 푸틴 총리의 대선 출마 근거로 단정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입장도 밝혔다고 이 인터넷 언론은 덧붙였다.

그럼에도 현지 외교가에선 푸틴 총리가 2012년 대선을 통해 대통령에 복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의 여러 정황들로 미뤄볼 때 대선출마 쪽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푸틴 총리는 지난 6일 흑해 휴양도시 소치에서 국제 전문가 그룹과 만나 "미국 대통령 루스벨트는 4번이나 연속으로 대통령에 당선됐다"며 "미국 헌법에 저촉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자신의 대선 출마도 러시아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점을 새삼 강조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푸틴은 재선에 성공해 2000년부터 2008년까지 대통령을 지냈다. 하지만 3선 연임을 금지한 러시아 헌법 규정 때문에 임기가 끝나자 대통령직에서 물러났다. 대신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을 후계자로 내세웠던 만큼 이제는 재출마할 요건이 모두 충족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외교가에서는 푸틴 총리가 2012년 대통령에 당선되고,또 다시 연임에 성공한다면 최장 2024년까지도 집권이 가능하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그동안 법이 바뀌면서 4년이던 대통령 임기가 6년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