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부채상환비율(DTI) 적용이 한시 폐지된 첫날인 2일 일선 은행 창구나 부동산 중개업소에 문의전화는 간간이 걸려 왔지만 직접 찾아오는 사람들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은행 및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향후 집값 움직임이 불확실해 관망하는 분위기가 강했다고 전했다.

김창경 하나은행 목동지점장은 "본점으로부터 받은 지침에 따라 대출 업무를 시작했지만 문의전화만 서너 통가량 왔을 뿐 실제 대출은 한 건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태풍이 와서 그런지 영업점 안에도 손님들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도 "현재 일선 창구마다 대출받으러 오는 사람이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그동안 대출이 안된 것은 DTI가 아니라 현재 시장에서 주택가격 하락을 예상하는 심리가 워낙 강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일수 한국씨티은행 프라이빗뱅크 팀장은 "이번 DTI 완화가 강남3구에서는 일단 제외됐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주택을 구입하려는 매수 심리가 회복되기엔 역부족인 게 사실"이라고 분석했다.

부동산 중개업소 분위기도 비슷했다. 5층짜리 재건축 예정 아파트가 밀집한 서울 개포동에선 '8 · 29 부동산대책' 발표 직후 집값 상승 기대로 일시적으로 늘었던 문의가 다시 잠잠해졌다. 분위기를 탐색하기 위해 중개업소를 찾는 손님도 대책 발표 이전 수준인 하루 2~3명에 불과했다. 이형관 개포4단지 동명공인 사장은 "매수세가 따라붙지 않아 4단지 33㎡형 가격이 6억원 선으로 변동이 없다"며 "부동산대책 효과를 놓고 매수자와 매도자가 장기 탐색전에 들어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중순 재건축 계획안 발표로 호가가 2000만원 뛰었던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표정도 비슷했다. 인근 조은공인 관계자는 "재건축 기대감으로 매물이 별로 없지만 사려는 사람도 없다"고 말했다.

서울 목동에서는 매수희망가와 매도희망가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 목동5단지 서울부동산 관계자는 "호가가 1000만원 정도 올라 89㎡형은 6억5000만원,115㎡형은 10억원에 나오지만 사려는 사람은 각각 6억원대 초반과 9억원대 매물만 찾는다"고 전했다.

김태철/이호기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