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한.미-북.중 구도' 해석은 잘못 이해한 것"

이명박 대통령은 31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최근 중국 방문과 관련, "김 위원장이 중국에 자주 가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제37회 국무회의에서 이같이 말하고 "중국식 경제발전을 볼 기회가 많아 방중이 북한 경제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의 역할도 긍정적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김 위원장이 중국의 발전상을 직접 보는 것이 향후 북한 개혁개방을 추진하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 기대를 표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이 대통령이 오늘이 아니라 다른 자리에서도 김 위원장 관련 언급을 한 적이 있다"며 "북한의 다른 공무원들이 보고서로 올린 것을 보는 것보다 북한 최고 지도자가 이런 변화를 직접 가서 보고 오는 게 많이 느끼고 반영되지 않겠느냐는 이야기였다"고 전했다.

김 대변인은 "언론 등에서 며칠간 한국-미국의 한 축과 북한-중국의 한축을 만들어 대결.냉전국면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있었다"면서 "그런 쪽으로만 해석하는 것은 현 국제상황을 너무 이분법적으로만 보고 복잡한 관계에 대한 이해를 잘못하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청와대는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에서 천즈리(陳至立) 중국 전국인민대표자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을 접견했을 때 "한.중 양국간 경제관계는 가장 왕래가 많은 관계로, 특히 국민들간 관계는 이미 되돌릴 수 없는 관계"라고 말했다고 김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또 천 부위원장에게 지난 6월 캐나다 토론토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당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의 만남을 언급, "어려운 시기에 후 주석과 나눈 대화를 통해 믿을 수 있는 관계라는 신뢰를 가졌다.

남들이 뭐라 하든 조금도 흔들리지 않는 양국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대화였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당시 후 주석에게 '어려운 일이 있을 때 멀리 있는 친척보다 가까운 곳에 있는 이웃이 좋다'고 말했고, 후 주석은 '우리도 똑같은 속담이 있다.

우리는 좋은 이웃사촌'이라고 회답했다"고 소개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외교관 재배치'에 대해 "선진국도 중요하지만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중동, 동남아시아 등 신흥국에 외교관을 보완.강화해야 한다"며 "특히 전문인력을 양성해 적재적소에 보내 외교적.경제적 성과를 최대한 낼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9월 정기국회와 관련해서는 "각 부처가 국회와 사전에 충분히 협의해 주요법안들이 꼭 통과되도록 해야 한다"며 "당정협의를 충분히 해 차질이 없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추석 물가 관리에 만전을 기해달라"며 "보다 넉넉한 나눔이 넘치는 추석이 되도록 세심한 배려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서울연합뉴스) 추승호 기자 ch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