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주식시장은 경기지표 악화에 따른 우려와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가 엇갈릴 것으로 전망됐다. 국내 기업 실적을 좌우할 G2 리스크(미국 중국의 경기 악화)가 시장 불안감을 키우고 있는 반면 양국이 경기 부양책을 펼 것이라는 기대가 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코스피지수는 1700~1800선 사이에서 움직이는 '전약후강'의 흐름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전문가들은 4분기 이후 주가가 상승한다면 9월은 저평가된 주식을 싸게 사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약후강 흐름 전망

국내 증시는 미국 경기의 '더블딥'(짧은 경기 상승 후 재침체) 우려에 발목이 잡혀 이달에 두 차례나 1720선까지 밀렸다. 지난 주말 "미 경제 회복을 위해 어떤 조치든 하겠다"는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발언으로 다우지수가 10,000선을 회복,국내 증시도 반등 가능성이 높아졌다. 금주 초반에는 지난주 후반 사흘간 국내 주식을 4300억원 넘게 판 외국인의 심리 회복을 기대해 볼 만하다.

하지만 상승세가 그리 오래 가진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국내총생산(GDP)과 주택 · 고용지표 등 잇달아 나올 미 경기지표가 주가 반등의 발목을 잡을 것이란 얘기다. 김성봉 삼성증권 시황분석팀장은 "내달 3일 발표될 미 고용지표가 하이라이트"라며 "미 경기 둔화 우려 속에 9월 코스피지수는 전약후강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김 팀장은 지난 2월과 5월,7월 조정 시마다 강력한 지지선 역할을 한 200일 이동평균선(1680선)을 바닥권으로 예상했다. 장화탁 동부증권 연구위원도 "경기 둔화 우려로 인해 양호한 실적이 증시에 제대로 반영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1680~1800선 사이의 지수흐름을 예견했다.

하지만 9월 중 · 하순으로 갈수록 상승의 계기를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경수 토러스투자증권 투자분석팀장은 "중순께부터 중국 경기선행지수가 반등할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며 시장의 관심이 미국에서 중국으로 옮겨갈 것"으로 내다봤다.

김 팀장은 작년 3분기부터 네 분기 연속 분기 말 강세를 보인 점에 주목하고 있다. 3분기 엔화 강세로 기업 실적이 예상보다 좋을 경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주가가 미리 오르는 현상이 이번에도 재연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오는 10월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와 11월 미 중간선거를 앞두고 어떤 부양책이 나올진 모르지만 기대감만으로도 분명 긍정적"이라고 강조했다. 강 팀장은 주요 악재들이 이미 대부분 노출됐다는 점을 들어 내달에 코스피지수가 1900선까지 오를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제시했다.

◆주도 업종 공방 예상

유망 업종은 기존 주도주인 정보기술(IT) 자동차와 최근 조명받고 있는 중국 관련주 사이에서 엇갈리고 있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선진국 의존도가 낮은 유통 철강 조선 · 기계 제약 업종이 9월에는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IT 자동차가 시장 대비 부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장 연구위원도 "4분기 중 중국 경기선행지수 반등을 겨냥해 이와 상관성이 높은 소재 산업재 경기민감소비재 비중을 늘릴 때"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실적을 잣대로 보면 IT 자동차를 빼놓을 수 없다며 저점 매수할 것을 권하는 의견도 있다. 강 팀장은 "IT 자동차 등 기존 주도 업종이 3분기 환율 효과로 실적이 좋게 나올 것"이라며 저가 매수 기회라고 진단했다. 이 팀장도 "경기 논쟁에서 선 조정을 받은 IT 자동차가 먼저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례적으로 김성봉 팀장은 시기적으로 배당주가 강세를 보일 시점이라며 9월에 사서 11월에 파는 전략을 권했다. 증권사들은 이번 주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제철 OCI,코스닥시장에서 아트라스BX 하나마이크론 등을 주로 추천했다.

서정환/강현우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