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모교 위원중학교 부근 경계 삼엄
내일 창춘 찾을듯..베이징 방문여부 불투명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26일 새벽 전용 특별열차 편으로 중국 지안(集安)을 통과해 지린(吉林)으로 향했다.

베이징의 외교소식통은 26일 "김 위원장의 특별열차가 집안을 통과해 지린(吉林)성의 지린시로 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린시는 고(故) 김일성 주석이 2년간 다녔던 지린(吉林)시 위원(毓文) 중학교가 있는 곳으로 지난 2월 북한측의 의전담당자인 김영일 노동당 국제부장이 찾은 바 있으며, 이런 탓에 김 위원장이 지난 5월 방중 당시 방문 가능성이 나온 바 있다.

북중 국경을 이루는 압록강 중간지점에 있는 중국의 지안시는 북한의 평양에서 강계와 만포를 거쳐 철길로 연결돼 있는 곳으로 지린성의 지린으로 연결돼 있다.

이 소식통은 "김 위원장의 그간 다섯차례 방중에서 이용한 철길은 모두 신의주-단둥(丹東)간이었으며 지안을 통과한 것은 처음"이라며 "이로 미뤄 지린이 첫 방문지가 될 공산이 커 보인다"고 전했다.

창춘의 한 소식통은 "창춘시의 고위직 인사로부터 김 위원장이 첫날 지린을 방문한 뒤 둘째날인 27일 창춘을 찾을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실제 지안시에는 지난 25일 밤부터 무장경찰이 도시 경계경비를 강화하는 모습이 관측됐으며 시내 가장 큰 호텔인 가일호텔이 폐쇄됐는가 하면 지린시의 위원중학교 부근에 경찰병력이 대거 깔려 삼엄한 경비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을 태운 특별열차가 이날 새벽 지안을 통과했고 지안-지린 구간이 652㎞인 점으로 미뤄 시속 70㎞ 정도로 달릴 경우 10시간 가까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이날 오후께 위원중학교 방문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을 추정된다
또 김 위원장이 지난 5월 방문에서 첫 행선지로 다롄(大連)과 톈진(天津) 등을 방문해 경제행보에 주력했던 점으로 비춰 이번에도 지린과 창춘에서 산업시설 시찰이 예상된다.

특히 중국은 이미 지린성의 창춘에서 지린, 두만강 유역을 2020년까지 경제벨트로 이어 낙후지역인 동북3성의 중흥을 꾀하자는 이른바 '창ㆍ지ㆍ투(長吉圖) 개발 계획'을 추진중이고 이 계획의 핵심인 '동해 출항권'을 얻기위해 북한을 설득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은 이번에 김 위원장을 창지투 개발현장으로 안내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이미 라진항 제1호부두 10년 사용권을 중국의 기업에 줬으며 추가 논의를 진행하는 등 양국간 경제협력이 상당히 진척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작년 10월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의 방북을 통해 창지투 계획을 통한 양국 경협 카드로 북한을 강하게 설득해오고 있다.

김 위원장의 방중 동선과 관련해 첫날 지린에 이어 둘째날에는 창춘을 향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으나 그 이후 행선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지린-창춘 방문에 이어 선양을 거쳐 베이징으로 향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베이징을 방문하게 되면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등 중국 수뇌부와 회담이 불가피할 것이고 그럴 경우 대외적으로 '북-중 커넥션' 강화 메시지를 던져 북-미, 미-중 간 대화분위기를 해칠 수도 있다고 보고 '필요한' 중국 고위인사를 동북지방으로 불러 면담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중간 정상 방문의 중국측 창구인 공산당 대외연락부는 물론 국무원 산하 외교부도 김 위원장의 방중 여부와 관련해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따라서 현재로선 중국 측에서 어떤 인물이 김 위원장을 수행하고 있는 지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전례로 볼 때 공산당 내 한반도 정책 총괄 책임자인 왕자루이(王家瑞) 대외연락부장이 동행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베이징.지린연합뉴스) 인교준 홍제성 특파원 kjihn@yna.co.krjs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