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시간에 수십만~수백만원대 화투판을 벌인 교육 공무원들의 행태가 혀를 차게 하고 있다.

25일 광주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도박 현행범으로 전날 붙잡힌 전남 나주시 교육청 직원 4명은 최근 두달간 점심을 먹고 어김없이 빈 사무실로 모여들었다.

이들은 휴가 중이어서 현행범 체포를 면한 다른 직원 1명과 함께 5일 근무일 가운데 3~4일은 속칭 고스톱을 쳤다.

이들의 진술 등을 토대로 조사된 횟수만 6월 28일부터 모두 29차례, 전체 판돈은 무려 6천만원 가량이라고 경찰은 밝혔다.

출장, 연가 등으로 '성원'이 안됐을 때를 빼고 거의 매일 화투판을 벌인 셈이다.

3점에 1천원씩 건 고스톱판은 대개 오후 일과 시간 내내 이어져 이들은 통상 1인당 30만~40만원을 준비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1층 당직실, 2층 교육교과실, 3층 상담실 등 장소를 바꿔가며 도박판이 벌어진 탓에 상당수 직원들이 화투판 소음에 시달려 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수사도 이를 참다 못한 내부인들의 제보로 시작됐다.

경찰은 일주일에 3-4회 도박을 벌인다는 신고를 받았다고 밝히면서 "제보 내용에 대한 기초조사를 한 뒤 현장 출동해 당직실 앞에 놓인 슬리퍼 4짝과 화투치는 소리를 확인하고 들어갔더니 어김없이 도박판이 벌어져 있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근무시간중 공공연하게 도박판이 벌어지고 있는데도 사태를 방치한 교육청의 안일한 대응과 교육장의 허술한 복무기강 관리에 대한 비난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경찰이 들이닥친 24일 교육장은 휴가 중이었는데, 현행범으로 붙잡힌 4명에는 교육장 직무를 대행해야 할 교육과장과 직원들의 복무상황을 점검해야 할 총무담당, 교육장 운전원(기능직) 등 최고 간부와 하위직이 섞여 있었다.

지역 교육행정을 총괄하고 교육장을 보좌해야 할 직원들이, 그것도 교육장이 휴가로 자리를 비운 사이 300만원에 가까운 판돈을 쥐고 버젓이 화투를 친 것이다.

전남도 교육청은 교육장 등을 상대로 감사에 들어갔으며, 해당 공무원들에 대한 징계를 검토하고 있다.

경찰은 검거한 4명에 대해서는 지휘를 받아 신병처리 방안을 결정하고 미검인 1명도 출석을 요구해 조사할 방침이다.

(광주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sangwon7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