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물가 상승이 우리나라의 물가 불안을 부채질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4일 한국은행과 중국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3%로 2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중국 정부의 올해 물가 상승률 관리 목표치는 3%다.

중국의 물가 상승률은 지난달보다 이번 달에 더 높이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중국 자오퉁(交通)은행의 리엔핑(連平)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22일 "물가 상승률이 8월에 3.3%를 넘어 연중 최고치로 치솟을 것"이라며 "상승률은 앞으로 점차 둔화하겠지만 식품 가격, 임금, 천연자원 가격 상승의 영향을 받아 내년 3~4월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시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의 한 고위 당국자도 중국의 7~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평균 3.3%로 전망했다고 현지 언론인 차이나데일리가 지난 14일 보도했다.

중국의 물가 상승은 중국산 제품을 수입하는 우리나라의 소비자 물가에 영향을 준다.

이를 가리켜 중국(China)과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인 `차이나플레이션(Chinaflation)'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올해 들어 7월까지 우리나라의 수입액 가운데 중국으로부터의 수입 비중은 16.7%로 일본(15.3%)과 미국(9.9%)을 제치고 가장 높았다.

중국의 저임금 시대가 막을 내리는 점도 차이나플레이션 우려를 키우는 요인이다.

현지 증권사인 션인완궈(申銀萬國) 리서치센터는 지난달 중국의 임금이 20% 오르면 섬유·의류 제품은 8.9%, 화학공업 제품은 6.7%씩 가격 인상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은은 올해 상반기 2.7%에 머무른 국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하반기 3.0%, 내년 3.4%로 점차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차이나플레이션이 현실화하면 국내 물가 상승세를 더욱 가파르게 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차이나플레이션 우려가 과장됐다는 견해 역시 만만치 않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하반기에 다소 낮아질 것으로 보이고, 선진국 경기 회복 속도가 둔화할 것이라는 점에서다.

한은 천병철 아주경제팀장은 "중국의 물가 상승률이 연내 계속 3%를 넘을 것으로 장담할 수는 없어 차이나플레이션을 걱정하기에는 다소 이른 감이 있다"며 "최근의 물가 상승률에는 지난해 1~8월 물가 상승률이 -1%대를 기록한 데 따른 `기저효과'도 상당 부분 반영돼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zhe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