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구조조정.PF부실화 여파

올해 상반기 기업 구조조정과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화의 여파에 따라 은행권의 부실채권비율이 6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6월말 현재 국내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은 1.94%로 3월말(1.48%)보다 0.46%포인트나 상승하면서 2004년 9월말 2.37% 이후 가장 높았다.

부실채권비율은 2008년 6월말 0.70%였으나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9월말 0.82%로 상승한 후 2009년 6월말에는 1.51%까지 올랐다.

이후 위기 국면이 진정되면서 작년 9월말 1.48%, 12월말 1.24%로 낮아졌으나 올해 3월말에는 1.48%로 증가세로 반전됐다.

6월말 기준 부실채권 잔액은 25조5천억원으로 3월말(18조9천억원)보다 6조6천억원 증가했다.

규모로는 2001년 9월말 27조4천억원 이후 9년 여만에 최대치다.

금감원 관계자는 "부실채권이 크게 늘어난 것은 지난 6월25일 대기업 신용위험평가 등을 통해 기업 구조조정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부동산 PF 등 취약부문의 잠재부실을 조기에 적극 인식한데 기인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구조조정 대상기업 여신의 부실채권 신규 인식분(4조8천억원)을 제외할 경우 부실채권비율은 1.58%로 전분기 대비 0.1%포인트 증가에 그칠 정도로 구조조정의 영향이 컸다는 것이 금감원의 설명이다.

부문별로는 구조조정 여파로 기업여신 부실채권비율이 2.65%로 3월말보다 0.69%포인트 오른 가운데 중소기업여신 부실채권비율은 3.04%로 0.85%포인트 상승, 중소기업의 부실화가 더 심각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카드채권 부실비율도 1.19%로 전분기(1.16%)보다 소폭 상승했다.

반면 가계여신 부실채권비율은 0.50%로 3월말(0.51%)과 비슷한 수준이어서 상대적으로 안정적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택담보대출 부실채권비율은 0.37%로 3월말(0.38%)보다 0.01%포인트 낮아졌다.

한편 올해 2분기 신규부실채권 발생규모는 12조8천억원으로 전분기 6조2천억원보다 배 이상 늘어났다.

기업여신 신규부실이 11조8천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가계여신과 신용카드 신규부실액은 각각 8천억원, 3천억원이었다.

또 2분기 부실채권 정리실적은 6조1천억원으로 전분기 3조2천억원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정리방법별로는 대손상각(2조1천억원), 매각(1조6천억원), 여신정상화(1조2천억원), 담보처분에 의한 회수(1조1천억원) 순이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부실채권비율은 미국(5.6%), 일본(2.5%)에 비해 양호한 수준"이라면서도 "최근 국제금융 불안요인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데다 중소기업 등 기업구조조정 지속 추진에 따라 부실 확대요인이 잠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은행이 조기에 잠재부실을 인식해 충분한 대손충당금을 적립하고 은행별로 연말까지 부실채권 감축계획을 마련토록 지도하는 한편 부동산 PF 대출 등 부실우려 부문에 대해서는 엄정한 사업성 평가 등을 통해 선제적인 부실정리를 유도할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기자 jbry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