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권 보금자리 시범지구의 중대형 아파트 분양가가 주변 시세의 80%대 초반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15일 국토해양부와 LH(한국토지주택공사)에 따르면 당초 LH는 지난 13일 강남권 보금자리 시범지구 내 민간 중대형 택지 분양공고를 내고 택지 감정가를 공개하려 했으나 이를 일단 연기했다.

건설업계에선 이를 두고 국토부와 LH가 채권입찰제를 피하기 위해 감정가를 재검토하려는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LH 관계자는 이와 관련,"채권입찰제를 실시하면 국민주택기금 수익만 늘어날 뿐,분양가 인하나 LH의 손실 보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채권입찰제란 공공택지 중대형 아파트 분양가가 주변 시세의 80%를 넘지 않으면 청약자들이 80%까지의 차액을 국민주택채권으로 매입토록 해 시세차익을 환수하는 것이다.

LH 입장에서는 임대주택 공급 등으로 발생한 손실을 중대형 택지 매각을 통해 보전해야 하는 상황이다. 채권입찰제를 피하려면 분양가가 주변 시세의 80% 이상이어야 하고 이를 좌우하는 최대 변수가 땅값이어서 감정가 재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국토부 고위 관계자는 "객관적인 감정평가액이 나오고 분양시기인 내년 중반께나 가야 채권입찰제 실시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며 근거 없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LH 고위 관계자는 "땅값이 싸면 아파트 분양가가 낮아져 채권입찰제가 적용되고,반대로 비싸면 '땅장사'를 한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다"며 채권입찰제가 적용되지 않는 선에서 택지가격을 조절할 것임을 시사했다.

LH는 이달 중 강남 세곡 3개 블록과 서초 우면 1개 블록 등 민간택지 4곳을 민간 건설사에 공급,내년 중반께 1776채에 대한 청약을 실시할 계획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현재 강남권 보금자리지구 일대 중대형 아파트값은 3.3㎡당 2500만~2800만원 선이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