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상승할 때마다 지수 추가 상승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펀드환매 대기자금이 연초에 비해 급감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KTB투자증권은 9일 '펀드환매,컵의 물은 이제 절반이 남았다'는 보고서를 통해 잠재적 환매 대기물량이 연초에는 22조원에 달했으나 현재 11조9000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5일까지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는 10조944억원의 대규모 환매가 이뤄졌다.

이 증권사 박석현 연구원은 "올 들어 1월을 제외하고 코스피지수가 상승한 3~4월,6~7월에 주식형펀드 환매가 집중됐고 대외 리스크로 지수가 하락한 2,5월에는 오히려 순유입됐다"며 "환매에 따라 주가가 약세를 보인 게 아니라 주가 상승에 따라 펀드가 환매되는 인과관계가 만들어졌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그는 "11조9000억원이 적은 금액은 아니지만 환매 속도가 예상보다 빠를 수 있고 잠재적 환매 대기물량이 모두 나온다고 볼 수도 없다"며 "'컵의 물이 아직 반이나 남았다'는 생각보다는 '이제 반밖에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