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이재용 회장(왼쪽)과 리창 총리가 면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 사진=삼성전자 제공
26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이재용 회장(왼쪽)과 리창 총리가 면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 사진=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6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한·일·중 정상회담 참석차 방한한 리창 중국 총리를 만났다. 리 총리는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삼성전자와 별도 면담을 가졌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리 총리는 2005년 시진핑 주석이 당시 저장성 서기였을 당시 비서장 직책으로 삼성전자 수원·기흥 사업장을 방문한 적 있다. 이번 만남이 19년 만의 ‘재회’다.

이 회장은 리 총리에게 “코로나 시절 삼성과 삼성 협력사들이 위기를 극복하도록 도와준 점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당시 중국 정부가 시안 봉쇄 기간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생산 중단을 막고, 상하이 봉쇄 기간에 삼성SDI 배터리 핵심 협력사 조기 가동을 지원한 것을 거론하면서다. 중국 출장 삼성전자 직원을 위한 전세기 운항 허가 등 사업 차질 최소화에 도움을 준 데 대해서도 사의를 표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리 총리는 이 회장에게 “삼성의 대(對)중국 협력은 중한(한중) 양국 호혜·협력 발전의 생동감 있는 축소판이다. 중국의 큰 시장은 언제나 외자 기업을 향해 열려 있다”면서 “삼성 등 한국 기업이 계속 대중 투자·협력을 확대해 더 많은 새 기회를 함께 누리는 것을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리 총리는 3000여곳의 외자 기업이 참여하는 수입제품 전시회 ‘중국국제 수입박람회’에서 매년 삼성전자 부스를 찾을 만큼 평소에도 삼성에 관심을 보였다고 회사 측은 귀띔했다. 지난해 행사에선 “박람회 1회부터 6년 연속 부스를 방문한 회사는 삼성이 유일하다. 앞으로도 삼성이 중국에서 계속 발전하기를 바란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삼성은 이미 훌륭한 기업이지만 중국에 왔기 때문에 더욱 잘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삼성은 중국사회과학원 발표 중국 외자 기업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평가 순위에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11년 연속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면담에는 삼성전자 전영현 DS부문장(부회장), 노태문 모바일경험사업부장(사장), 박학규 경영지원실장(사장), 양걸 삼성 차이나 사장 등 경영진과 계열사 경영진 가운데 최윤호 삼성SDI 대표(사장),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사장)가 참석했다. 중국 측에선 우정롱 국무원 비서장, 진좡롱 공신부 부장, 왕원타오 상무부 부장, 쑨예리 문화관광부 부장, 마자오쉬 외교부 부부장,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 등이 배석했다.

리 총리는 이날 윤석열 대통령과도 회담을 갖고 “중국은 한국과 함께 노력해 서로에게 믿음직한 좋은 이웃, 서로가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파트너가 되고 싶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