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입주가 시작되는 경기도 식사지구 일산자이 아파트 입주 예정자들이 고양시에 준공 승인 연기를 요청했다.

8일 고양시에 따르면 일산자이 아파트 입주 예정자들은 아파트 인근에 돼지축사와 시멘트공장，폐기물 재활용시설，주변의 문중묘 이전 등을 요구하며 문제해결 때까지 시공사가 신청한 준공 승인을 미뤄줄 것을 요청했다.

입주 예정자들이 요구한 내용 가운데 폐기물 재활용시설은 해당 업체에서 이미 다른 지역에 부지를 매입, 행정절차를 진행 중이어서 1~2년 내에 이전이 가능하다.

문중묘 이전도 다음 달 이장 예정이어서 해결의 가닥을 찾아가고 있다. 이 아파트는 조경 공사비만 600억원이 투입됐고 녹지율이 51%에 달해 명품 아파트로 꼽히고 있다.

아파트 단지 주변의 민원대상 시설이 일정 기간 이후 이전키로 돼 있고 단지여건이 좋은데도 입주 예정자들이 준공 승인 연기를 요구한 것은 부동산 경기 침체로 아파트 가격이 예상보다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라는 게 건설업계 진단이다.

이 아파트 분양권은 지난해까지 최고 1억원의 웃돈이 붙었지만 지금은 분양가 수준을 유지하거나 분양가 이하로 떨어졌다. 오는 30일부터 입주가 시작되지만 기존에 살고 있는 집을 팔지 못해 입주가 어려운 입주 예정자들이 상당수로 알려졌다.

시행사인 DSD삼호 관계자도 "아파트 시공에 불만을 제기하는 주민들은 거의 없다"며 "살던 집을 어떻게 좀 처분해 달라는 입주민들이 많아 시행사로서도 난감한 입장"이라고 전했다.

반면 집을 이미 처분한 일부 입주 예정자들은 예정대로 입주를 진행해야 한다며 반대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준공 승인을 내줘야 하는 고양시도 입장이 난처하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