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어머니에게 간을 기증해달라며 한강 다리 위에서 소동을 벌이다 경찰에 붙잡힌 30대 남성의 어머니가 끝내 숨진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6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잠실대교 중간 지점에서 '어머니가 위독하다.

O형 간 기증자를 구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펼쳐들고 장기기증을 호소하다 출동한 지구대 경관에게 흉기를 휘두른 혐의로 입건된 이모(38)씨의 어머니가 지난 1일 숨졌다.

77세인 이씨 어머니는 B형 전격성 간염으로 서울의 한 대형 병원에서 투병해왔으며 이씨가 소동을 벌일 당시 이미 위중한 상태였다고 병원 측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가 4개월 넘게 백방으로 간 기증자를 알아봤지만 효과가 없자 '소동을 벌여 언론에 보도되면 기증자가 나타날 것'이라는 생각에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과 병원 관계자에 따르면 보도를 접한 시민 4~5명이 간 기증을 하고 싶다는 문의를 해 왔으며 그중 2명은 실제 검사를 받기도 했으나 이씨 어머니 간과 맞지 않아 기증이 성사되지는 않았다.

한편, 이씨를 불구속 입건한 경찰은 다음 주초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적용해 이씨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kimhyo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