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대전 이래 최대폭..지난주 부처별 지침 통보

영국에서 새로 들어선 보수 연립정부의 조지 오스본 재무장관이 정부 각 부처에 내년 지출예산을 최대 40% 삭감하는 예산안 편성 지침을 내렸다고 영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래 전례없는 폭인 40% 삭감에 대해 재무부는 확정된 게 아니라 예산편성 초기의 기획전제라고 강조했고, 또 오는 10월 새해 긴축예산안이 발표될 때 국민이 받을 심리적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전술적 측면도 있지만, 새해 예산안의 긴축 강도를 예고하는 것만은 분명하다고 가디언, 인디펜던트 등 신문들은 설명했다.

가디언이 3일자 인터넷판에서 "눈물 날 정도"라고 표현한 긴축편성 지침에서 예외를 인정받은 부처는 이미 의회로부터 예산 용도가 지정된 보건부와 해외원조를 담당하는 국제개발부 둘 뿐이다.

지난달 29일 각료회의에서 각 부처에 통보된 이 지침에서 국방부와 교육부는 그나마 나은 10-20%의 삭감 목표를 할당받았으나, 나머지 부처는 25%에서 최대 40%의 삭감 계획을 짜야 할 처지가 됐다.

지난주 예산실은 연정의 긴축정책이 시행되면 공공부문에서 60만명이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는데 내무부만 해도 예산을 25% 삭감할 경우 경찰관 숫자를 거의 2만명 줄여야 할 형편이다.

보수 연정이 긴축 정책을 신속히 이행하려는 의지는 약 700개 학교의 재건축 사업을 중단함으로써 매년 10억파운드를 절약한다는 계획을 조만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서도 알 수 있다.

영국 총무처는 오랫동안 변함이 없는 공무원 보수체계 개정 입법도 추진하고 있다.

현 보수체계에선 퇴직 때 봉급의 6배나 되는 돈을 받는 경우도 있어 전임 노동당 정권도 이를 손보려 했으나 법원이 공무원 노조 측의 손을 들어주는 바람에 실패했다고 가디언은 설명했다.

보수당 연정의 긴축정책에 대한 대응책 마련을 위해 공무원 노조 측은 대표자회의를 5일 소집했다.

내부에선 이미 긴축안이 강행될 경우 파업 위협으로 맞선다는 방침이 정해졌으며 이번주나 내주 이러한 입장이 발표될 것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한편 1천200여개 비영리 주택조합을 대표하는 '전국주택연합(NHF)'도 긴축재정에 따라 주택수당 삭감이 현실화하면 20만명이 추가로 노숙자로 전락해, 현재 14만명으로 추산되는 노숙자가 2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수당 정부는 오는 2013년 4월부터 12개월 이상 구직수당을 받는 사람들에 대해선 주택수당을 10% 줄일 계획이라고 이미 발표했는데, 미혼자나 아이가 없는 가구가 이 조치에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가디언은 보도했다.

(서울=연합뉴스) y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