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시ㆍ군들 4년간 등록금지원ㆍ해외유학ㆍ명문고 육성 등 추진
전문가들 "유츌방지엔 효과..일자리.복지.문화와 맞물려야 증가"

새로 취임한 경남의 기초단체장들이 인구를 늘리려고 4년간 등록금 전액 지급이나 해외유학 지원 등과 같은 파격적인 교육정책을 추진하기로 해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유행 하동군수는 "도내서는 처음으로 지역 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 등 명문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들에게 4년간 등록금 전액을 지원하고 고등학교 무상교육을 시행하겠다.

"고 4일 밝혔다.

조 군수는 "하동지역 학생들이 외지로 안 나가도 명문대 진학이 가능한 교육도시가 되면 인구유출이 줄고 오히려 자녀교육을 위해 하동을 찾게 될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와 함께 현재 중학교까지인 무상교육을 고등학교까지 확대 시행할 계획이다.

조 군수는 "등록금 지원과 고교 무상교육 시행은 곧 주민의 교육비 부담을 덜어주고 이것이 인재의 외지유출을 막는 동시에 다른 지역 학생들을 유입해 인구를 늘이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고 말했다.

이학렬 고성군수도 "8년전 6만명을 넘던 인구가 5만7천여명까지 줄어 차별화한 교육정책을 통해 인구 증가를 꾀하겠다.

"고 말했다.

이를 위해 이 군수는 올해 9월께 경시대회 등을 통해 우수학생을 15명 가량을 선발, 해외연수를 보낼 계획을 세웠다.

또 지역의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곧바로 미국 등 외국대학에 진학할 수 있게 하고 군에서 학비를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나동연 양산시장도 시예산의 5%인 연간 120억원 가량을 교육에 지원해 고등학교 2개 이상을 명문학교로 육성, 교육으로 인한 인구유출을 막겠다고 밝혔다.

특히, 하성식 함안군수는 지역인재 육성과 교육여건 개선을 통해 인구증가를 꾀하기 위해 기업체를 운영하는 동생 2명과 함께 올해부터 매년 100억원씩 5년간 500억 규모의 장학재단 설립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철우 함양군수는 4년제 대학을 유치할 복안이다.

김동진 통영시장은 통영에 들어설 예술고등학교를 적극 육성해 한국 최고의 예술인재 육성 요람으로 만들어 교육을 위해 전국의 인재들이 통영을 찾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홍기 거창군수는 거창 전역을 '스쿨파크존'으로 지정해 스타강사제를 도입하고 고등학교까지 무상교육을 시행하는 한편, 국제 자매도시와 결연해 방학에 한달 정도 원어민 대학생을 초청해 영어를 강의하고 중국의 공자학교를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지역 주민들은 "행정에서 교육분야에 과감한 투자를 한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라며 "학비 부담이 줄고 지역에서 고교를 다녀도 명문대학에 가고 장학금까지 받을 수 있다면 자녀교육을 위해 구태여 대도시로 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움직임과는 반대로 기존 단체장이 명문학교 육성을 위해 해왔던 지원을 대폭 줄이려는 단체장도 있다.

민주당 소속인 김맹곤 김해시장은 특목고인 공립 김해외국어고등학교에 대한 시예산 지원을 대폭 삼각할 것을 선거공약으로 내세웠고 취임 후에도 이를 밀어붙일 태세다.

김 시장은 "특정 학교에 나머지 전체 고교보다 많은 예산을 주는 것은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김해외고 재학생 중 김해사람은 20% 수준에 불과해 예산지원에 대한 시민의 부정적인 정서도 많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기초단체들의 이같은 파격적인 교육지원 정책에 대해 경상대학교 사회학과 박재흥 교수는 "지역 인구의 유출은 직장문제도 있지만, 자녀교육을 위해 학부모들이 이주하는 사례가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며 "이런 교육정책이 인구유출을 방지하겠지만 증가로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고 말했다.

그는 "이런 교육정책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특수목적고등학교를 신설하면 분명 인구 유입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상당수 기업인들은 "인구증가는 교육지원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일자리 만들기와 복지.문화 수준 향상 등의 정책과 맞물려야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충고했다.

실제 시가 공립 외국어고등학교를 유치하고 교사들에 대한 인센티브와 학생들의 해외연수 등 대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는 김해는 기업체 유입과 맞물려 인구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진주연합뉴스) 지성호 기자 shch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