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들이 부동산 침체를 극복하려면 누적된 미분양 해소와 저조한 입주율을 끌어올리는 등 현금흐름 개선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지규현 한양사이버대 부동산학 교수는 주제발표에서 "건설사 입장에선 주택시장 침체보다는 유동성 흐름이 막힌 것이 더 큰 문제"라며 "미분양 주택수가 감소 추세에 있지만 여전히 많고 입주율마저 떨어져 현금 확보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발표된 건설사 구조조정에 이름을 올린 건설사들이 대규모 프로젝트 파이낸싱(PF)으로 인해 부채비율이 높고 미분양 · 미입주 아파트로 유동성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 교수는 "2007년 이후 지정된 택지지구만 135.4㎢에 달하지만 주택시장 위축으로 대부분 사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건설사들 중에는 하루하루 버티기 힘든 곳이 많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가급적 신규사업 추진을 자제하고 PF 축소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할인해서라도 빨리 처분하는 게 낫다는 것이다.

지 교수는 또 "앞으로 인구 감소와 구조 변화 등으로 주택사업 비중은 계속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새로운 사업과 시장을 발굴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친환경 녹색성장 등 정부 정책에 맞춰 친환경 주택이나 관련 상품을 개발, 신규 수요를 선점하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지 교수는 "현재의 부동산 경기는 순환주기상 쇠퇴기와 후퇴기 중간 정도의 상황"이라며 "과잉 공급이 해소되는 데 일정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의 역할을 너무 기대해서는 곤란하다"며 "지금은 건설사 스스로의 자구 노력이 가장 절실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