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맞아 전시 · 회의 산업을 업그레이드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코엑스 킨텍스 등 주요 전시장과 회의장 규모를 키우고 5년 내 관련 산업을 두 배(참석자 수 기준)로 확대한다는 게 핵심이다. 또 주유소에 자동차를 탄 채 음식을 주문할 수 있는 '드라이브 인(drive- in)' 휴게소가 설치된다.

정부는 23일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회의를 열고 이 같은 전시 · 회의 산업 육성 방안과 규제 개혁안을 확정했다.

◆전시 · 회의 산업 '달러 박스'로

정부는 국내 전시 · 회의 시설이 경제 규모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서울의 전시장 면적은 5만1400㎡로 상하이(18만9200㎡)의 27%,싱가포르(12만2600㎡)의 42%에 불과하다. 10만㎡ 이상 대형 전시장 수는 독일이 9곳,미국 6곳,중국이 3곳이지만 한국은 단 한 곳도 없다.

김도균 지경부 무역진흥과장은 "전시 · 회의 시설은 상거래와 정보 교류가 이뤄지는 장소이자 대규모 국제회의를 통해 국가 브랜드를 끌어올릴 수 있는 장소"라며 "전략적인 육성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경부는 서울 코엑스와 고양 일산의 킨텍스,인천의 송도컨벤시아를 잇는 삼각축을 '동북아시아 전시 · 회의 산업의 허브'로 키우기로 했다. 코엑스의 경우 잠실운동장 재개발 사업과 연계해 미래형 전시 · 회의와 스포츠 · 문화 콤플렉스로 육성한다. 특히 현재 3만6000㎡인 전시시설을 5만4000㎡로,1만1000㎡인 회의시설을 2만2000㎡로 늘리기로 했다. 일산 킨텍스는 중 · 대형 전시회 위주로 운영하고 2단계 전시장과 비즈니스 호텔 건립에 나선다. 송도 컨벤시아도 2012년까지 2단계 확장 공사를 추진한다.

지경부는 지난해 56만명이던 국제회의 유치 규모(참석자 기준)를 2015년 100만명으로 확대하고 이 기간 전시 · 회의 산업을 통한 외화 획득액(수출 창출 효과)을 230억달러에서 600억달러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차 안에서 음식 주문

민관합동규제개혁추진단은 기업들이 현장에서 느끼는 애로사항에 대해 개선책을 제시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자동차를 탄 채로 햄버거나 커피 등 음식을 주문할 수 있는 '드라이브 인' 서비스.미국 등 선진국에선 흔한 풍경이지만 국내 주유소에선 그동안 허용이 안 됐다. 이번에 규제 개혁 차원에서 주유소에 '드라이브 인' 휴게소가 허용된다.

자연보전권역 내 첨단업종 공장을 증설하거나 연수시설을 증축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그동안 정부의 획일적인 규제로 기업 투자를 위축시킨다는 비판을 받아 온 대목을 손본 것.자연보전권역 내 연수시설 증축은 기존 규모 대비 10% 이내에서 가능하다.

◆무분별한 지방도로 건설 제동

'선심성 도로 건설'은 제동이 걸렸다. 국토해양부는 올해 말까지 학계와 민간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세부 실천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도로 사업에 대한 투자 평가를 할 때 교통량 등 타당성 조사를 강화하겠다는 뜻이다.

그동안 뚜렷한 원칙 없이 4차로 이상으로 건설되던 국도 대체 우회도로는 교통량 등을 고려해 2차로로 건설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또 기존 도로를 개량해 활용하는 비중도 늘릴 방침이다.

김동민/주용석/이정호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