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펀드가 4조원을 돌파했다. 각 금융회사들이 취급하는 연금펀드는 개인연금,연금저축,퇴직신탁,퇴직연금펀드 등을 총칭하는 것이다. 기업의 퇴직연금 도입이 증가한 덕에 올 들어 5개월간 5000억원 이상 늘어 지난해 전체 증가액을 넘어섰다.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연금펀드 투자원본(설정액)은 지난 1일 기준 4조429억원으로 작년 말 대비 5431억원(15.5%) 증가했다. 최근 증시가 반등하면서 주식형펀드에서 9일 연속(21일 기준) 자금이 유출되는 등 올 들어 8조8000억원 넘게 빠져나간 것과 대조적이다.

연금펀드는 금투협이 집계를 시작한 2004년 설정액이 1조1131억원에 머물렀으나 2008년 말 처음 3조원을 돌파(3조637억원)한 데 이어 작년 말 3조4997억원까지 불어났다. 김철배 금투협 집합투자 본부장은 "노후자금 마련 성격이 강한 데다 중도 환매시 세금을 환급해야 하는 탓에 투자자들이 환매를 자제해 설정액은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올 들어선 증가세가 더욱 두드러져 지난 5개월간 월 평균 1000억원 이상씩 늘어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연말까지 5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운용사별로는 하나UBS자산운용(설정액 1조417억원)과 미래에셋자산운용(1조344억원)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이어 한국투신운용(6916억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2309억원) 삼성자산운용(2135억원) 푸르덴셜자산운용(1897억원) 신영자산운용(1411억원) 등의 순이다. 나머지 20여개사는 설정액이 1000억원에도 못 미친다.

수익률에선 종류별로 순위가 엇갈리고 있다. 2000년 말까지 가입이 가능했던 개인연금이나 연금저축펀드는 하나UBS운용과 한국투신운용,신영자산운용 등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개인연금펀드 5년 수익률에서 하나UBS운용의 '개인연금혼합 S-4'(80.49%)와 '뉴개인연금주식혼합S-1'(78.89%)이 1,2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투신의 개인연금주식 2호(73.98%)와 4호(73.98%),하나UBS운용의 '개인연금혼합 S-5'(66.90%)가 뒤를 잇고 있다.

퇴직연금 펀드에선 '한국밸류10년투자퇴직연금1(채권혼합)'이 3년 수익률 39.0%로 가장 높고,'한국투자퇴직연금성장1''KB퇴직연금(주식)''KB퇴직연금성장60(주식혼합)' 등의 순이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