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롯데월드 호재"…잠실 부동산 문의전화 '부쩍'
"가격이나 물건 동향이 어떤지를 묻는 전화가 부쩍 늘었어요. 적극적으로 매입의사를 밝히는 고객들은 아직 없지만 끊겼던 문의전화가 다시 걸려오고 있으니 앞으로가 기대됩니다. "

서울 송파권 부동산 시장에 '123층짜리 제2롯데월드 건축심의 통과'란 호재가 알려진 23일 잠실주공5단지 인근 S공인 사장은 "중장기적으로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제2롯데월드 건축 허용을 재료로 호가가 1억~2억원씩 뛰었던 지난해 초에 비해 여전히 침체돼 있지만 문의전화가 늘고 있다는 전언이다.

◆전화문의 되살아나


제2롯데월드가 서울시 건축심의를 통과하자 잠실 일대 중개업소엔 한동안 끊겼던 문의전화가 되살아나는 분위기다. 하지만 적극적인 매수세라기보다 시장 분위기를 묻는 전화가 주류다.

새 아파트 단지에선 매도 호가가 일부 높아지는 매물도 나타났다. 잠실동 잠실엘스나 잠실트리지움 등 새 아파트 집주인들은 제2롯데월드 건축심의 통과 소식이 알려지자 전용면적 85㎡ 기준으로 매도 가격을 2000만~3000만원 정도 올렸다. 그러나 적극적인 매수자가 나서지 않아 거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잠실동 C공인 관계자는 "집값 거품론,금융규제 등으로 잠재적 매수자가 쉽게 움직이기 힘든 상황"이라며 "전체 부동산 시장이 맥을 못 추는 상황에서 잠실지역만 오르기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제2롯데월드 공사가 시작되면 그동안 가격이 많이 떨어진 송파구 내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살아날 것이란 기대감이 강했다. 잠실주공5단지 내 H공인 대표는 "재건축 사업성이 없어졌다는 분석이 많아지면서 거래가 거의 끊겼다"면서도 "매도호가가 9억원대까지 떨어졌던 전용면적 77㎡가 최근 10억원 이상에서 한 건이 거래되는 등 바닥을 찍었다는 기대감도 조심스럽게 형성되고 있다"고 전했다.

◆주거엔 호재, 상가엔 악재


오피스빌딩 전문가들은 제2롯데월드에 들어설 오피스시설이 강남구 테헤란로의 A급 오피스빌딩과 어깨를 나란히 할 것으로 전망했다. 오피스빌딩 컨설팅업체인 마제스타투자자문의 이수정 이사는 "잠실역 주변의 오피스들이 지금도 B플러스급 또는 A마이너스급의 임대료를 받고 있다"며 "위치가 좀 동떨어져 있기는 하지만 서울의 랜드마크가 될 것이 확실한 만큼 테헤란로 최고급 빌딩과 맞먹는 인기를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제2롯데월드와 인접한 아파트의 인기도 중장기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강남 테헤란로와 인접한 대치동 도곡동 소재 아파트들이 큰 인기를 누리는 것처럼 제2롯데월드와 가까운 아파트들이 각광받을 것이란 전망이다.

오피스빌딩 전문가인 정기춘 한국자산관리공사 금융2부장은 "직주근접형 주거시설의 인기가 시간이 지날수록 높아지고 있다"며 "잠실역 주변이 테헤란로와 연결되는 오피스 마켓으로 부상하면서 인접한 주거시설 몸값도 중장기적으로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변지역 상업시설은 후광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제2롯데월드에 조성되는 상가들이 인근지역 상권을 흡수해 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상가 전문 컨설팅업체인 인터원컨설팅그룹 원창희 대표는 "기존 상가들과 일부 상권이 겹치면서 좁게는 잠실권,넓게는 강남 성남 하남 상권까지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조성근/김재후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