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은 국내 시장에 'CC'를 내놓으면서 '아빠의 꿈을 실현시켜주는 차'라는 광고 카피를 사용했다. 주행성능이 뛰어난 스포츠카나 쿠페를 타고 싶지만 넉넉한 뒷자리를 원하는 가족들 때문에 세단을 사야 하는 아빠들을 겨냥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차량을 만들었다는 의미다. CC는 쿠페형 차량과 외관과 성능이 흡사하지만 문이 4개가 달려 있고 뒷자리도 비교적 넉넉해 일반 세단처럼 이용할 수 있다.

CC는 휘발유를 쓰는 TSI와 경유를 쓰는 TDI로 나뉜다. 이번에 시승한 모델은 TSI다. 차에 올라 가속 페달에 발을 올리니 순식간에 속도계 눈금이 올라간다. 시속 100㎞에 도달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7.8초에 불과하다. 이 차의 진가는 고속주행을 할 때 나타난다. 낮은 차체 덕에 길에 착 달라붙는 느낌을 즐길 수 있다. 시속 100㎞ 정도일 것으로 예상하고 계기판을 보면 짐작보다 시속 20~30㎞가량이 더 빠르다. 최고출력은 200마력. 2000cc급 차량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준족'이다.

일렬주차를 도와주는 주차보조 시스템의 성능도 탁월했다. 기어레버 옆 버튼을 누르고 우측 갓길에 주차된 차량들 옆을 서서히 주행하다 빈자리를 지나치는 순간,계기판으로 후진 기어를 넣으라는 신호가 온다. 후진 기어를 넣고 운전대에 손을 놓은 후 가속 페달을 살살 밟아주면 속도에 맞춰 운전대가 저절로 돌아가면 차를 빈공간으로 인도한다. 이 기능을 활용하려면 차량 앞뒤로 55㎝ 이상의 공간이 나오는 빈자리가 있어야 한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도 각별히 신경을 썼다. 한글 내비게이션 시스템과 라디오,지상파 DMB,DVD 플레이어,MP3 플레이어,블루투스 등의 기능을 갖추고 있다. 외부기기와의 연결도 용이하다. 아이팟이나 USB,SD카드 등을 지원한다.

몇 가지 단점도 눈에 띄었다. 유럽차의 일반적인 특징이기는 하지만 브레이크가 다소 예민했다. 국산차를 운전하던 감으로 CC를 몰면 운전이 거칠다는 핀잔을 들을 수 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