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차가 바로 K5군요. "

2박3일의 짧은 시승기간 동안 주변 사람들로부터 자주 들었던 얘기다. 주차장에서 마주친 낯선 사람들조차 "야 참 잘 빠졌네"라는 감탄사를 보내왔다. K5가 기아차의 진일보한 디자인의 결정체라는 진단은 틀리지 않았다.

호랑이 모양의 라디에이터 그릴이 두드러지는 앞모습은 테두리를 고급스러운 크롬으로 마무리해 세련된 하이테크 분위기가 묻어났다. 옆모습은 쿠페형의 스포티한 곡선을 자랑하고 있었다. 벨트라인과 측면 윈도의 경사각을 높여 종전 모델인 로체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의 역동성을 더했다. 뒷모습은 간결하고 고급스러운 LED 타입의 리어콤비램프와 타원형의 노출형 트윈머플러로 스포티한 이미지를 극대화했다.

승차감 가속력 제동능력 등도 기자가 타본 그랜저보다 결코 뒤떨어지지 않았다. 제원으로 제시된 최고출력 201마력,최대토크 25.5kg · m,ℓ당 13.0㎞를 달리는 연비 등에도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실제 이 차에 얹힌 '세타II 2.4 GDI 엔진'은 순수 독자기술로 개발됐으며 실린더 안에 들어온 공기에 고압 펌프로 연료를 직접 분사 · 연소시키는 방식을 채택,연비와 성능은 향상시키고 배출가스는 저감하는 고성능 · 저공해 · 저연비의 특징을 갖고 있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몸이 부드럽게 앞으로 쭉 밀려나가는 느낌을 받는다. 파워가 뛰어나면서도 부드러운 느낌이었다. 시속 100㎞를 달리다가 급정거를 해도 차체가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실내에도 운전자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고심한 흔적들이 엿보였다. 우선 센터페시아에 있는 각종 버튼이 손 가까이에,그리고 조작하기 쉽도록 배치돼 있었다. 전동식 허리 받침대,운전석과 동승석 승객이 개별적으로 온도를 설정할 수 있는 듀얼 풀오토 에어컨과 후석 전용 송풍구 등도 중형 세단이 제대로 구현하기 힘든 고급스러움을 연출하고 있었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