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취재팀 = 스페인의 간판 스트라이커 다비드 비야(29.발렌시아)가 골잡이 본능을 과시하면서 좌초위기에 처한 '무적함대'를 구해냈다.

비야는 22일(한국시간)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엘리스 파크 경기장에서 열린 조별리그 H조 2차전 온두라스와 경기에서 두 골을 넣으면서 2-0 팀 승리를 책임졌다.

이번 월드컵에서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던 스페인은 비야의 골이 터지기 전까지 벼랑 끝까지 몰리면서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16일 스위스와 경기에서 일방적으로 공격하다가 일격을 당해 패한 스페인은 온두라스와 경기에서도 초반부터 거세게 상대 진영을 휘저었지만 좀처럼 골문을 열지 못했다.

자칫 잘못하면 스위스 경기 때처럼 분위기가 묘하게 꼬일 수 있는 상황이었다.

1패를 당한 스페인이기에 온두라스마저 잡지 못하면 16강 진출은 사실상 힘들어질 수 있었다.

답답한 흐름이 이어질 때 비야가 번득이는 움직임으로 골을 얻어냈다.

전반 17분 감각적인 몸놀림으로 수비수 2명을 제친 비야는 최종 수비수마저 제치고 넘어지면서 슛을 날려 골망을 흔들었다.

왼쪽 측면에서 활발하게 움직이면서 크로스를 날려 대던 비야는 후반 초반에는 추가 골을 뽑았다.

헤수스 나바스(세비야)가 올린 공을 잡아 아크 중앙 부근에서 멋진 중거리 슛을 성공시켰다.

후반 17분 얻은 페널티 킥을 실축한 것이 유일한 실수였다.

특히 비야는 최전방 파트너인 페르난도 토레스(리버풀)와 비교하면 플레이가 더욱 빛났다.

오른쪽 무릎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되지 못한 토레스는 결정적인 기회를 여러 차례 놓치더니 후반 중반 교체됐다.

비야는 이번 월드컵 유럽 예선부터 빼어난 활약을 펼치면서 스타 군단 스페인의 주전 공격수로 일찌감치 자리매김했다.

유럽 예선 10경기 중 7경기를 뛰면서 7골을 넣었다.

스페인이 유럽 예선에서 올린 총 득점인 28점의 25%를 혼자서 해결한 셈이다.

앞서 2008년 유럽선수권대회에서는 4골을 넣어 득점왕을 차지하기도 했다.

그동안 A매치에서는 59경기에 출장해 무려 38골을 넣는 무시무시한 득점력을 과시했다.

키 175㎝에 몸무게 69㎏인 비야는 스트라이커로서 뛰어난 체격 조건이 아니지만 현란한 드리블과 빼어난 위치 선정, 감각적인 슛 감각 등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비야는 스페인 2부리그 스포르팅 기혼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했으며 2003년 레알 사라고사로 옮겨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 첫발을 디뎠다.

이후 프리메라리가에서 매 시즌 15골 이상을 터트리며 기복 없이 꾸준히 활약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coo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