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 명예살인이 사회적 문제로 부각된 가운데 이번에는 부모가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교제한 딸과 딸의 남자친구를 살해한 뒤 본보기로 동네 주민들에게 전시한 사건이 벌어져 파문이 일고 있다.

21일 인도 일간 타임스 오브 인디아 보도에 따르면 전날 북부 찬디가르의 비와니에서 18세의 모니카와 그녀의 남자친구 린쿠(19)가 살해된 채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같은 자트(Jat, 인도-아리아 부족 계열) 부족 출신인 이들은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지난 2년간 교제해왔다.

그러나 이를 반대해온 모니카의 가족들이 집안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이유로 두 커플을 살해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사건 담당 수사관인 프렘 싱은 "부검 결과를 기다리고 있지만 정황상 명예살인이 분명하다. 모니카의 아버지와 오빠, 삼촌과 사촌 등 살인해 개입한 사람들이 잠적했다"고 말했다.

특히 가족들은 집안의 명예를 떨어뜨린 모니카와 린쿠의 시신을 동네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집안에 매달아 놓기까지 했다고 싱 수사관은 전했다.

최근 인도에서는 이번 사건과 유사한 명예살인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지난주 뉴델리에서는 딸이 다른 카스트 출신의 남성과 사귄다는 이유로 가족들이 딸과 딸의 남자친구를 집으로 불러들여 전기고문 끝에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또 지난달에는 유력 일간지 여기자가 다른 카스트 출신의 동료와 사귄다는 이유로 가족들에 의해 살해당한 바 있다.

(뉴델리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meola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