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취재팀 =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카메룬과 덴마크가 E조 2차전에서 만나 벼랑 끝 승부에 나선다.

두 팀 모두 1차전에서 각각 일본과 네덜란드에 패배한 터라 서로를 상대로 반드시 승점 3점을 챙기겠다고 벼르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으로는 카메룬(19위)이 덴마크(36위)보다 우위이지만 2차전 결과로 `죽느냐 사느냐'가 사실상 결정되는 카메룬이 더 절박한 상황이다.

카메룬은 남아공 월드컵까지 월드컵 본선 무대를 모두 6차례나 밟은 아프리카의 강호이지만 조별리그 1차전에서 약체로 평가되던 일본에 1-0으로 패해 체면을 구겼다.

더구나 E조 마지막 상대가 하필 조 최강 전력의 네덜란드이기 때문에 2차전 상대 덴마크를 반드시 잡아야 16강행을 바라볼 수 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덴마크에 앞선다는 평이지만 최근 성적과 분위기는 그다지 좋지 않다.

평가전에서 포르투갈과 세르비아에 각각 1-3, 3-4로 졌고 슬로바키아와는 1-1로 비긴데다 일본과 경기에서는 경기 내내 상대를 거세게 몰아붙이고도 골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유럽팀 상대 전적에서 열세라는 점도 발목을 잡는다.

역대 월드컵 본선에서 유럽팀과 맞붙은 11개 경기 중 승리는 `8강 돌풍'을 일으켰던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서 루마니아를 2-1로 누른 것이 유일하다.

무엇보다 일본에 패배한 이후 뒤숭숭한 팀 분위기를 추스르지 못하고 있는 게 문제다.

간판 스트라이커 사뮈엘 에토오(인테르 밀란)는 16일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만약 16강에 오르지 못한다면 르구앙 감독이 설명해야 할 것"이라며 "나 또한 주장으로서 같은 책임을 져야 한다.

하지만 나는 감독이 원하는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경기할 뿐"이라며 불만을 드러냈다.

하지만 역시 기댈 곳은 `공격의 핵' 에토오 밖에 없다는 게 중론. 미드필더 알렉산드르 송(아스널), 수비수 베누아 아소 에코토(토트넘) 등 해외파들이 뒤를 받치고 있지만 역시 에토오를 중심으로 한 공격력이 득점으로 연결되느냐가 승패를 좌우할 전망이다.

덴마크 역시 2차전을 16강행을 가를 분수령으로 보고 있지만 카메룬보다는 여유가 있는 편이다.

E조에서 가장 어려운 상대인 네덜란드와 1차전에서 이미 만나 남은 상대와는 비교적 `해볼 만 하다'는 자신감 덕분이다.

2차전에서 카메룬과 비기더라도 마지막 상대인 일본이 대체로 유럽 팀에 약한 편이어서 16강행을 바라볼 여지가 남는다.

전적과 전력에서도 덴마크가 카메룬에 크게 뒤지지 않는다는 평이다.

포르투갈과 스웨덴이 같은 조에 버티고 있었음에도 유럽지역 예선에서 당당히 조 1위(6승3무1패)로 남아공행 티켓을 거머쥔데다 본선 직전 평가전에서도 호주와 러시아를 각각 1-0으로 이겼다.

역대 월드컵 본선 진출은 4회에 불과하지만, 1998년 8강, 2002년 16강에 오를 만큼 저력을 갖고 있으며 월드컵 본선에서 아프리카 국가를 맞아 한번도 패한 적이 없다는 점(1승2무)도 자신감을 더한다.

비록 1차전에서 패하긴 했지만 `질 상대에게 졌다'는 심리 때문에 예상치 못한 일격을 당한 카메룬보다 팀 사기도 한결 낫다.

다만 부상 중인 선수가 많다는 게 걸림돌이다.

신예 스트라이커로 기대를 모았던 니클라스 벤트네르(아스널)가 사타구니 부상으로 훈련이 부족한 상태고 A매치 110경기에서 51골을 기록한 베테랑 공격수 욘 달 토마손(페예노르트) 역시 허벅지 부상으로 1차전에 결장했다.

이밖에 미드필더 미켈 베크만(라네르스)는 발가락을 다쳤고, 수비수 시몬 키에르(팔레르모)는 무릎, 미드필드진의 주축인 다니엘 옌센(브레멘)은 아킬레스건 부상이 있어 전력의 100%를 발휘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서울=연합뉴스) inishmor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