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친박 초선 8명과 만찬..전대 불출마 재확인

7월 전당대회 불출마 선언에도 불구, 당내에서 출마권유를 받고 있는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친박(친박근혜)계 초선 의원들과 16일 만찬 회동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복수의 친박 의원들에 따르면 박 전 대표는 전날 시내 한 식당에서 당내 부산지역 친박 초선 7명과 재선 의원 1명 등 8명과 2시간가량 만찬을 함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만찬에 대해 한 참석자는 "지방선거가 끝난 만큼, 초선 의원들이 박 전 대표를 모시고 저녁을 함께한 것일 뿐"이라며 정치적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최근 친박계 내부에서 박 전 대표의 전대 출마 요구의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에서 이뤄져 자연스럽게 박 전 대표의 전대 출마 필요성에 대해 초선들이 의견을 개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박 전 대표는 거듭 불출마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 자리에서 "한나라당이 가장 어려웠던 천막당사 시절 국민에게 마지막으로 한번만 더 기회를 주시면 변하고 달라지겠다고 간곡하게 호소했다.

그런데 지금 또 도와달라고 말하려니 입이 안떨어진다"며 "국민에게 면목이 없어 당 대표에 못나가겠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는 이와 함께 "미디어법, 쇠고기 수입, 세종시 문제 등에 대해 얘기하면 이명박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는 걸로 만들어지는 게 현실"이라며 "당 대표를 맡아 정책에 대해 바른 소리를 하면 또다시 친이(친이명박)-친박 갈등으로 비칠 것이다.

이러면 내가 대표가 된들 대통령에게 불편만 주지,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또 "당권과 대권을 분리하도록 규정한 당헌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당청 관계가 바르게 재정립될 것이 약속도 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대표가 돼도 대표로서 할 역할도 별로 없을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는 후문이다.

이런 가운데 박 전 대표는 이날 본회의에 불참했다.

박 전 대표가 지난 14일부터 시작된 본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처음이다.

한 측근은 "개인적 사정 때문에 본회의에 참석하지 못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친박계 유기준 의원은 보도자료를 내고 박 전 대표의 전대출마를 촉구했다.

유 의원은 "당 대표를 맡을 여건이 조성되지 않았다는 의견도 있지만, 책임있는 정치인으로서 여건은 스스로 조성해야 한다"며 "박 전 대표는 현실을 외면하거나 책임을 회피한 적이 없다.

이런 분이 당 대표를 맡는다면 한나라당이 변화하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기에 충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국민이 기대하는 바를 실현하는 것이 정치의 궁극적 목표라면 어떤 상황에서도 국민을 위해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sou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