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강팀도 두렵지 않다'…해외파의 힘
특별취재팀 = "스페인, 코트디부아르와 평가전을 통해 세계 톱클래스 선수들과 대결에서 어떻게 해야 좋은 결과를 얻고 실점하지 않는지를 경험했다.아르헨티나와 같은 강팀과 경기에서도 마찬가지다"

축구 대표팀의 베테랑 수비수 이영표(33.알 힐랄)는 14일(한국시간) 아르헨티나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17일 오후 8시30분.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스타디움)을 사흘 앞두고 두려움 없이 당당하게 맞서겠다는 결연한 출사표를 던졌다.

대표팀 `캡틴' 박지성(29.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역시 "아르헨티나가 강팀이라고 하더라도 스페인과 평가전, 그리스와 1차전에서 보여줬던 자신 있게 경기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우승 후보로까지 꼽히는 남미의 `강호' 아르헨티나에 주눅이 들지 않는 건 허정무호의 강점 중 하나다.

대표팀의 주축을 형성하는 해외파가 이런 자신감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

최종 엔트리 23명 중 외국 무대에서 뛰는 선수는 10명. 이 중 박지성과 이청용(22.볼턴)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기량을 인정받았고 간판 공격수 박주영(25.AS모나코)도 프랑스 리그에서 맹활약했다.

차두리(30.프라이부르크)는 독일 분데스리가, 기성용(21.셀틱)은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각각 뛰었다.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에 몸담았던 이영표(33.알 힐랄)와 베테랑 미드필더 김남일(33.톰 톰스크)도 유럽파다.

안정환(34.다롄 스더)도 이탈리아-프랑스-독일-일본-중국을 돌아다니며 외국에서 잔뼈가 굵었다.

수비수 이정수(30.가시마)와 미드필더 김보경(21.오이타)은 일본 J-리그에 적을 두고 있다.

이밖에도 K-리거 이동국(31.전북)은 프리미어리그 미들즈브러에서 잠시 뛰었고 울산의 `듀오' 김동진과 오범석도 러시아 무대를 경험했다.

이들 3명까지 더하면 외국 무대를 뛴 선수는 전체의 절반이 넘는 13명에 이른다.

역대 대표팀 중 최다 해외파다.

이는 허정무호가 세계적인 강팀과 대결하더라도 당당하게 맞서 싸울 수 있는 원천이다.

허정무 감독은 해외파들을 앞세워 지난 3월3일 코트디부아르와 평가전에서 2-0 승리를 엮어냈고 남아공 입성 직전이던 4일 `무적함대' 스페인과 모의고사에선 0-1로 졌지만 팽팽한 접전을 보여줬다.

코트디부아르의 `검은 폭격기' 디디에 드로그바(첼시)는 한국에 뼈아픈 패배를 당했고 다비드 비야,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사비 에르난데스(이상 FC바르셀로나) 등 호화 스타 선수들도 얕봤던 태극전사들에게 뜨거운 맛을 봤다.

박지성은 2차전에서 맞닥뜨릴 아르헨티나 대표팀의 간판 공격수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와 2007-2008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에서 패배를 안겼다.

아르헨티나의 공격 주축 카를로스 테베스(맨체스터 시티)는 박지성의 맨유 시절 절친이다.

박지성 뿐만 아니라 이청용, 박주영, 이영표, 차두리도 세계 정상급의 선두들과 치열한 몸싸움을 펼쳐왔다.

해외파 선배들의 `무용담'을 전해 들은 젊은 선수들도 자신감이 전염돼 당당하게 맞설 태세다.

해외 리그에서 뛴 선배들의 경험과 강팀과 맞대결에서 확실한 예방주사를 맞은 젊은 선수들이 아르헨티나와 경기에도 자신 있게 나설 수 있는 이유다.

대표팀 막내인 기성용은 "최고의 선수들이 즐비한 아르헨티나와 경기는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많이 긴장하지 않고 적당한 긴장감을 느끼고 당당하게 싸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루스텐버그=연합뉴스)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