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이 자신을 '국가지도자'로 예우하는 법안을 거부했다.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3일 국가지도자 법안과 관련, TV로 방영된 성명에서 "국회의 만장일치 결정은 나에 대한 충분한 신뢰"라며 그러나 "나를 국가 지도자로 만드는 입법조치는 필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국가지도자' 법안은 인접국인 키르기스스탄 쿠르만벡 바키예프 대통령이 축출된 후 지난달 국회에서 통과돼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의 서명 절차만 남겨 놓은 상태였다.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의 성명에도 불구, 그가 법안을 거부한 구체적인 이유는 즉각 알려지지 않았다.

이 법안은 나자르바예프 대통령(69)과 그의 가족에게 평생동안 형사상 소추면책과 사유 재산 보장을 명시하고 있는데 일각에서는 살인혐의로 기소되고 재산을 박탈당한 바키예프 전 대통령 상황과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을 제기했다.

소련붕괴 후 1991년 대통령에 당선된 나자르바예프는 현 임기가 2012년 만료되지만, 국회는 지난 2007년 헌법을 개정해 그가 원하는 한 종신집권이 가능하도록 했다.

한편 카자흐는 2010년부터 OSCE(유럽안보협력기구) 순회 의장국을 맡고 있지만, 인권운동가들은 카자흐 민주주의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알마티연합뉴스) 이희열 특파원 jo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