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펀드 투자를 가장해 기업 자금을 불법 유출하거나 조세피난처에 개설한 금융계좌에 비자금을 은닉해 탈법 상속을 시도하는 등 해외로 거액을 빼돌린 기업과 사주들이 적발됐다.

국세청은 조세피난처 등에 비자금을 조성하거나 기업 자금을 불법 유출한 혐의가 있는 4개 기업과 해당 기업의 사주에 대해 6개월 동안 세무조사를 실시한 결과 탈루소득 6224억원을 찾아내 3392억원을 과세했다고 25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이들은 해외 펀드 투자를 가장해 기업 자금을 유출하거나 스위스 홍콩 싱가포르 등에 다수의 금융계좌를 개설,은닉 자금을 관리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또 케이맨군도,브리티시 버진아일랜드 등 조세피난처에 있는 신탁회사를 통해 상속을 준비하는 등 은밀하고 지능적인 역외 탈세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세청은 이번 조사를 위해 세무조사 사상 처음으로 스위스 홍콩 싱가포르 등에 개설한 14개 계좌의 입출금 내역과 잔액 등을 확인했다. 이현동 국세청 차장은 "역외 금융계좌 및 해외 자산 파악 관련 법령과 제도의 허점을 이용한 계획적이고 지능적인 역외 탈세 행위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