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하루 만에 하락전환하며 1120원대 후반에서 마감됐다.

1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5.8원(1.38%) 떨어진 1128원에 거래를 마쳤다.

밤사이 남유럽 재정위기 우려가 한층 완화되자 금융시장에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되살아났다. 간밤 스페인 정부는 공무원 임금삭감 등으로 올해와 내년에 걸쳐 총 190억 달러 규모의 재정 지출을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3월의 무역적자가 전월대비 2.5% 증가한 404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15개월 만의 최대 적자지만, 원유 수입이 늘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돼 시장은 경제 회복 신호로 받아들였다.

이런 배경으로 간밤 뉴욕증시는 큰 폭으로 올랐고, 뉴욕장에서 역외환율은 하락 마감했다. 이날 국내증시는 1%대의 상승세로 거래를 시작하며 환율을 강하게 아래로 압박했다.

환율은 전날보다 7.8원 하락한 1136원으로 출발한 뒤 장 초반 롱포지션(달러매수) 정리 매물이 나오면서 오전 9시35분경 1129.3원까지 빠르게 내려갔다. 이후 1130원대 근방에서 역외세력의 달러 매도세가 줄어들고 결제 수요가 유입되자 환율은 더 이상 낙폭을 늘리지 못했다.

오후 들어 환율은 다시 하락시도에 나섰다. 주가지수도 오름폭을 늘리고 유로화도 조금씩 상승하는 가운데 역외 매도세까지 가세하자 환율은 오후 2시31분경 1128.2원까지 떨어졌다. 이후로는 숏커버(팔았던 달러를 되사는 거래)가 나오면서 1130원선을 회복하기도 했다. 하지만 환율은 다시 하락폭을 늘리며 이날 최저 수준인 1128에서 마감됐다.

한 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오늘 환율 하락의 주요 원인은 주가 강세와 역외 매도세였다”며 “외환당국의 속도조절용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으로 의심되는 개입성 매수세가 1130원 근방에서 장 내내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글로벌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이라서 원달러 환율도 하향세로 복귀할 가능성이 크다”며 “단 하방경직성은 강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 외국계은행의 외환딜러는 “오늘 원달러 환율의 하락 속에 전체적인 금융시장은 안정세를 보였다”며 “유로존 악재가 사라지면 원달러 환율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은 다시 점진적인 하향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1.55p 치솟은 1694.58을, 코스닥지수는 10.41p 상승한 522.54를 나타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771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오후 3시32분 국제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1.2666달러로 오르고 있다. 엔달러 환율은 93.35달러를 기록 중이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