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신체적 정신적 성적 학대를 받은 아동이 보호조치 후 또다시 학대를 받는 비율이 10명중 한명꼴인 것으로 나타났다.또 아동에 대한 신체적 학대는 줄어드는 대신 욕설 호통 비난 등 정서적 학대가 늘어나고 있다. 다문화 가족내 아동학대 문제도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이 13일 발간한 ‘2009년 전국 아동학대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아동학대 신고접수 건수는 2001년보다 2.3배 늘어난 9308건으로 집계됐다.신체적 정신적 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 유기·방임 등 학대를 받은 아동을 보호한 건수도 5685건으로 2001년보다 2.7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난 9년간 아동학대에 대한 문제의식이 늘어나고 아동보호전문기관 확충과 상담원 증원 등을 통해 아동안전망이 확대되면서 피해아동을 발견한 사례가 늘어나 신고·보호건수가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아동인구 1000명당 학대피해 아동 보호율은 0.55명으로 미국 10.6명(2007년 기준),일본 1.6명(2005년 기준) 등 선진국보다 훨씬 낮아 아직 발견되지 않은 잠재 피해 아동이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아동 학대의 심각성도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지난해 학대에서 벗어나 보호받은 아동 5685명 가운데 재학대를 받았던 아동은 581명으로 10.2%에 달했다.2008년 보호 아동 5578명중 재학대 경험아동이 482명(8.6%)이었던 것보다 늘었다.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관계자는 “아동재학대를 막기 위해선 학대행위자에 대한 규제나 교육 상담이 이뤄져야 하는데 이런 프로그램을 강제할 조항도 없고 이를 관리할 인력도 부족하다”고 말했다.

학대행위자의 83.3%는 부모였고 친인척도 6.8%에 이르렀다.학대로 숨진 아동도 8명에 달했다.유형별로는 여러 유형이 복합적으로 나타난 중복학대가 2238건(39.4%)로 가장 많았다.이어 방임 2025건(35.6%),정서적 학대 778건(13.7%),신체적 학대 338건(5.9%),성적 학대 274건(4.8%) 등이었다.폭행 등 신체적 학대는 2007년 8.5%에서 2009년 5.9%로 점차 줄어드는 대신 정서적 학대는 10.6%에서 13.7%로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였다.복지부는 앞으로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현재 45곳인 아동보호전문기관을 시·군·구 지역에도 확대 설치하고 신고의무자 대상의 아동학대예방 교육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