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녹색이다. 녹색은 자연, 생명, 조화를 의미하는 본원적인 색깔이다. 그러나 녹색을 보았다고 해서 온전한 봄이 되는 것은 아니다. 지난 겨울 많은 눈과 부족한 일조량 때문에 올 봄의 녹색은 별로 신통치 않으며, 심지어는 우리 먹거리 생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마찬가지로 기업의 최고경영자가 녹색경영을 강조한다고 해서 사내 구성원들 모두가 녹색을 지향하는 것은 아니다. 녹색경영은 한마디로 어렵다. 이번 녹색성장 브랜드 심사과정에서 느낀 소감을 간단히 요약하면, 녹색대상은 전략적 사고를 가진 기업에게만 주어졌다는 사실이다.

이번 녹색성장 브랜드 대상은 기업이 생존을 넘어서서 새 성장 동력으로 녹색경영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그린 브랜드를 소비자에게 심어준 기업을 발굴하는 목적으로 제정되었다. 여기에 선정된 기업들은 1차 심사에서 1,000명이 소비자들로부터 녹색성장의 연계성, 상징성, 발전가능성 등의 세 분야에서 녹색성장 역량을 평가받았으며, 또한 공적서 심사를 통하여 대상이 최종적으로 결정되었다.

이 대상을 받은 기업들의 특징은 크고 작은 차이는 있으나 모두가 녹색 경영에 대한 전략적 사고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전략적 사고는 환경 분석을 통하여 목표를 세우고 달성하기 위하여 내부역량을 어떻게 동원하고 사용할 것인가를 모색한다. 다시 말해서, 전략적 녹색경영은 친환경 시장에서 독특하고 가치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법론이다. 전략의 원천은 제품(product)에 국한되지 않는다. 프로세스(process)나 종업원(people)들에서 나온다. 이른바 3p가 주요 원천이다. 그 특성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경영자를 비롯하여 구성원들이 녹색경영에 대한 비전을 함께 바라보고 있다. 비전은 10~20년 후에 달성될 그림이며, 꿈이다. 구성원들은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는 것이 아니라 공동 목표와 비전을 향하여 같은 방향으로 주시하는 것이다. 마치 '저 푸른 초원위의 그림 같은 집'을 지으려는 사람들처럼.

둘째, 장기적으로 고객가치를 추구하고 있다. 환경 친화적인 제품이라고 해서 모두가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소비자는 제품 소비에서 생각보다는 그렇게 환경의식적이지 않다. 그들은 가치를 추구한다. 제품 가격은 고객이 구매하는 경우에만 결정된다. 가치를 통하여 가격이 결정되는 것이다. 제품의 친환경성 강조만으로는 부족하다. 이들 대상을 받은 기업들은 눈앞의 가치가 아닌 장기적인 안목을 제시하는 기업들이다.

셋째, 프로세스의 탁월성을 추구하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지속가능성장의 의미를 잘 알고 있으며, 이산화탄소나 유독물질 배출을 절감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최근 높은 생산성이나 고품질은 경영기술의 확산으로 웬만한 기업들은 모두 달성하고 있다. 이제는 녹색기술이 요구된다. 이들 기업들은 녹색기술을 공정에 접목시키려는 의지가 매우 높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오늘도 기존 제품의 판매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내일은 속절 없이 다가온다. 기업 내부에서 리더는 당장에 실용 가능한 녹색기술을 정의하고, 시장에서 기술개발 현황을 조사하고, 고객니즈를 파악하여 녹색사업 모델을 구축하여야 한다. 녹색성장을 위한 아이디어 창출을 위해 사무실에 나무나 꽃 화분 하나라도 더 들여놓아야 한다. 녹색은 생명을 주며, 식물은 창의력을 자극한다. 이 창의력을 통하여 녹색경영에서 다른 기업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하는 것과 복잡한 상황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