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LG디스플레이는 눈부신 실적을 내놨다. 연결 기준으로 1분기 매출은 전 분기에 비해 0.5%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52% 급증한 7890억원을 기록,시장의 예상치를 크게 뛰어넘었다.

덕분에 영업이익률이 13.4%에 달했다. LED(발광다이오드) 패널 비중이 상승하면서 평균판매가격(ASP)이 함께 올랐고,7세대 LCD(액정표시장치) 생산라인의 감가상각이 끝나면서 비용절감 효과가 발생한 것이 실적 개선의 주 요인이었다.

◆수요에 못 미치는 패널 공급…고객 기반 다양화에 '성공'

이런 추세라면 LG디스플레이의 2분기 성적표도 상당히 기대된다. 연결 기준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은 1분기보다 각각 5.6%와 2.0% 늘어난 6조2000억원과 8049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영업이익률도 13%대를 유지할 전망이다. 분기 이익 모멘텀이 여전히 살아있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에만 영업이익 1조6000억원이 가능해 2008년 상반기(1조8000억원) 이후 반기 기준으로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 측은 최근 출하량 가이던스(잠정치) 발표 때 2분기 출하량을 전 분기보다 11~15% 늘려 잡았다.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 8049억원은 출하량 증가율을 보수적인 수준인 10%로 가정한 것이어서,최소 8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은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LG디스플레이는 오는 6월까지 자사의 패널 공급이 완성품 업체의 수요에 비해 20%가량 부족한 상황이라고 밝히고 있다. 따라서 이 회사의 패널 수요처는 2분기까지 확보된 것으로 분석된다. TV 패널 부문에서 고객 기반을 다변화해놓고 있어 경쟁업체들에 비해 양호한 상황이다.

과거 들쭉날쭉했던 이익도 상당히 안정을 되찾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5년에 459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이 회사는 이듬해 9450억원 적자로 돌아섰다가 2007년엔 1조491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등 업황에 따라 이익 편차가 컸다. 하지만 2008년부터는 이익이 일정 수준을 유지하면서 변동성이 크게 줄었다. 영업이익률도 꾸준하게 두 자릿수를 지키고 있다.

부문별 매출 비중을 보면 디스플레이는 TV용이 54%로 업계 평균(33%)에 비해 높은 편이다. 모니터가 24%,노트북이 18%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글래스 · BLU · LED 등 수직계열화에 박차

주목할 점은 LG디스플레이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핵심 부품업체와의 수직계열화를 강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회사는 글래스(유리기판),BLU(백라이트 유닛),LED,편광필름,드라이버IC(구동칩) 등 부문별로 경쟁력이 높은 부품회사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있다. 대만을 비롯한 일부 경쟁업체들이 부품 조달의 어려움으로 가동률을 충분히 높이지 못하고 있고 원가구조도 취약하다는 점을 확인한 후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부문별로는 LG이노텍(LED칩,패키징) LG화학(편광필름,유리기판) 티엘아이(타이밍 컨트롤러,드라이브IC) 등이 대표적인 제휴사들이다. 이들과의 전략적인 협력관계는 앞으로도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터치패널 제조과정에서 원가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기존 터치필름 방식을 인셀(in-cell) 터치 방식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현재 인셀터치 방식은 삼성전자와 대만 AUO 등도 기술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AUO는 인셀 터치패널을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생산하기 시작해 향후 태블릿 PC에도 적용하는 등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어서 경계 대상으로 꼽힌다. 앞으로 터치패널 산업의 기술 진화가 빠르게 진행될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도 장기적으로는 단순한 생산능력 증대보다 고(高)마진 제품 생산에 주력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이를 위해 인셀터치 패널과 3D TV 등에서 기술력으로 시장을 선도한다는 각오다.

◆패러다임 변화 겪는 디스플레이 산업

LG디스플레이는 AMOLED(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분야에서 내년까지 2500억원의 설비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AMOLED의 월 생산능력을 올해 4분기 8000장 수준에서 내년 하반기에는 1만2000장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다. 8세대 LCD 설비투자를 통한 생산성 향상도 기대되는 점이다. 회사 측 계획대로 투자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2012년까지 연평균 영업이익 2조7000억원,영업이익률 10.4%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 산업은 올해부터 빠른 패러다임 변화를 겪고 있다. 과거 무리한 가격경쟁에서 탈피해 고객 기반을 다변화하고 적기 투자를 통해 생산성을 높이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LED,3D,AMOLED 등 고부가가치 중심의 사업구조로 차별화를 노리는 전략이 필요하다.

지난 12일 기준 4만3500원인 주가는 올해 예상실적 기준으로 PER(주가수익비율) 7배,PBR(주가순자산비율) 1.3배 수준으로 투자매력이 충분하다. 6개월 적정주가는 PER 9배,PBR 1.7배 기준으로 계산해 5만9000원으로 평가된다.

김동원 <현대증권 애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