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디스플레이 업황은 극적인 변화를 겪고 있다. 2008년 하반기 금융위기가 경기침체로 이어지면서 상당수 전문가들은 디스플레이 산업이 최악의 상황으로 추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디스플레이 돌풍'…전문가 비관론 깨뜨리다

하지만 상황은 정반대로 전개됐다. 소득이 줄어든 소비자들은 야외 여가활동 대신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게 드는 TV 시청이나 영화 관람으로 돌아섰다. 이는 평판TV 판매와 영화 관람횟수 증가로 연결됐다. 1930년대 대공황 시절 라디오 대중화,1970년대 오일쇼크에 따른 스태그플레이션 시대에 컬러TV와 비디오 대중화를 경험한 것과 비슷한 광경이 되풀이된 것이다. 금융위기가 오히려 평판 TV와 3D 영화의 대중화에 촉매제가 됐다. 특히 위기극복 과정에서 한국의 디스플레이업체들은 일본 대만 등의 경쟁사를 압도했다. 삼성과 LG는 디스플레이 부품에서 최종 제품까지 수직계열화를 강화하는 전략으로 앞서나갔다. 마케팅과 원가 경쟁력이 생기자 공격적인 판매전략을 추진하면서 시장지배력을 높였다. 이 결과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영업이익이 대폭 늘면서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작년 12월 기준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대형 LCD(액정표시장치)부문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26%,LG디스플레이는 25%를 각각 기록했다. 한국 업체의 점유율 합계가 51%로 2008년 1월 43%보다 8%포인트 높아졌다.

특히 지난해 4분기 LCD TV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 19%,LG전자 11%,소니 11%,샤프 6%로 집계됐다. 한국 업체들이 지난 40년간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을 지배해왔던 일본 대표기업들을 제친 것이다. 소니 LCD TV의 핵심부품인 액정패널은 70% 이상을 삼성전자로부터 공급받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더 이상 소니 TV를 살 이유가 없다고 판단된다.

LED TV 대폭발…'안경 없는 꿈의 3D TV시대'


최근 들어 LED(발광다이오드) TV는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소니 등 글로벌 TV업체들의 올해 LED TV 판매계획 물량은 6000만대다. 하지만 LED 칩 공급물량은 4500만~5000만대 수준에 불과해 LED 공급이 크게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LED 칩 가격 강세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판단된다. 글로벌 시장에서 LED TV 수요는 내년이면 올해보다 2배 이상인 1억2000만대에 이를 전망이다.

삼성과 LG는 2012년 이후 특수안경이 필요없는 '무(無)안경식' 3D TV 시대를 열기 위해 대형 AMOLED 투자를 결정해놓은 상태다. 따라서 한국 기업들은 향후에도 글로벌 디스플레이 산업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애플이 조만간 스마트 TV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돼 한국 업체들이 애플의 공격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애플은 PC · 휴대폰 · TV 등 '3스크린 시대' 개막에 맞춰 스마트 TV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TV산업에도 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애플이 TV산업에 나선다면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LG디스플레이를 전략적 파트너로 선정할 것으로 판단된다. LG디스플레이는 현재 애플 아이패드에 사용되는 IPS(In-Plane Switching) 패널의 최대 공급업체로 자리하고 있다. 무선인터넷 등 통신환경이 개선되면서 게임 영화 출판 등 미디어 산업의 빅뱅이 시작되고 있는 것도 눈여겨봐야 할 점이다.

영화 '아바타'의 대성공 이후 3D TV가 화두가 됐고 안방에서 대형 3D TV를 볼 수 있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2010년은 3D TV 대중화의 원년으로 기록될 것이다. 앞으로 태블릿 PC,3D TV 등 신제품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디스플레이 산업은 빅사이클의 초입에 진입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LG디스플레이 외에 삼성전기와 코스닥시장의 티엘아이 등도 3D TV 확산의 대표적인 수혜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