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교육투자 반비례 사례도 상당수
일부 대학 "교육비 단순비교 곤란" 반박

올해 처음 공개된 전국 4년제 일반대학 173개교의 학생 1인당 교육비가 최대 20배, 액수로는 6천만원의 차이가 났다.

등록금을 많이 걷는 대학은 학생 1인당 교육비에도 많은 돈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등록금만 비싸고 정작 교육투자에 인색한 학교도 적지 않았다.

◇포항공대 6천370만원…가야대 306만원 = 30일 교육과학기술부가 공개한 `2008년 등록금 및 학생 1인당 교육비' 자료에 따르면 일반대학의 학생 1인당 연간 교육비는 평균 979만원으로 집계됐다.

1인당 교육비란 학교가 재학생 한 명에게 1년 동안 투자한 비용으로 인건비, 물건비, 학비 감면액 등 일반회계와 기성회회계, 발전기금회계, 산학협력단회계 등이 포함된 것으로 교과부는 "교육여건을 가늠할 수 있는 주요지표"라고 설명했다.

설립 유형별로 보면 국ㆍ공립대가 1천72만원으로 사립대의 약 951만원보다 많았지만, 상위 20권 이내에 든 대학은 대부분 사립이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약 1천161만원, 비수도권이 약 845만원이었다.

조사대상 대학 중 1인당 교육비가 평균보다 높은 학교는 41개, 평균에 못 미친 학교는 132개교였다.

대학 간 교육비 지출 격차는 훨씬 심각했다.

전국에서 1인당 교육비로 가장 많이 쓴 곳은 포항공대로 2008년 6천370만원을 사용했다.

반면 가야대는 가장 적은 306만원을 지출해 약 20.8배의 격차를 보였다.

상위 10개교에는 포항공대 외에도 차의과학대(전 포천중문의대, 6천318만원), 금강대(2천724만원), 서울대(2천598만원), 연세대(2천362만원), 영산선학대(2천140만원), 가천의대(1천738만원), 광주가톨릭대(1천687만원), 대전가톨릭대(1천672만원), 건국대(1천669만원) 등이 포함됐다.

성균관대, 아주대, 한림대, 한양대, 가톨릭대, 이화여대, 서강대, 인제대 등도 1천609만∼1천287만원으로 상위 20위권 내에 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최하위권을 형성한 대학의 1인 교육비는 500만∼600만원이 되지 않았다.

하위 10개교는 가야대를 포함해 탐라대(311만원), 성민대(386만원), 명신대(401만원), 대구외대(407만원), 광주여대(483만원), 서울신학대(484만원), 극동대(488만원), 남부대(494만원), 아세아연합신학대(500만원) 등이었다.

하위 20개교 특징을 살펴보면 신학대 등 주로 규모가 작은 대학들이 많았는데, 이는 규모가 큰 학교와 비교할 때 등록금을 비롯한 각종 수입이 적어 상대적으로 교육 투자규모도 적었기 때문으로 추정됐다.

◇교육비-등록금 반비례 대학 다수 = 일반적으로 등록금이 비싼 대학일수록 1인당 교육비 지출규모도 컸다.

2010년 평균 등록금이 907만원으로 전국 176개 대학 중 1위를 차지한 연세대와 881만원으로 3위를 기록한 이화여대의 2008년 1인당 교육비는 각각 2천362만원(5위), 1천334만원(18위)이었다.

또 평균 등록금이 849만원으로 13위인 한양대의 1인당 교육비는 1천362만원으로 16위, 등록금 순위 16위(831만원)인 고려대의 1인당 교육비(1천468만원) 순위는 14위였다.

한림대, 아주대, 건국대, 서강대, 인제대, 수원가톨릭대, 인하대, 경희대, 울산대, 한국기술교육대 등도 등록금과 비교하면 교육비 지출이 상대적으로 많은 학교로 꼽혔다.

그러나 등록금은 매우 높은 수준이면서 교육비는 평균에 미치지 못한 대학도 적지 않았다.

추계예술대는 올해 등록금이 895만원으로 2위였지만 1인당 교육비는 훨씬 적은 746만원(98위)이었고, 등록금 순위 7위(867만원)인 백석대는 1인당 교육비가 506만원(163위)으로 집계됐다.

서울의 숙명여대 역시 전체 평균 등록금은 864만원(8위)이었지만 1인당 교육비는 892만원으로 56위였고, 홍익대는 등록금 순위가 15위(834만원)였지만 교육비 순위는 49위(940만원)였다.

일부 대학은 공시된 교육비의 산정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며 등록금과 1인당 교육비를 단순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반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홍익대는 "공시된 교육비라는 게 어느 범위까지 포함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우리학교는 등록금 중에서 장학금으로 돌아가는 비율이 교과부 공식 집계로 전국 3위다"라고 반박했다.

정부 지원이 적은 현실에서 교육의 질을 높이려면 등록금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며 하소연하는 학교도 있었다.

(서울연합뉴스) 이준삼 기자 js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