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 항소법원이 26일 급여 및 승진에서 여성을 차별한 월마트에 대해 종업원들이 집단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항소심 판결이 최종 확정되면 1998년 이래 월마트에서 일한 여 종업원 100만명 이상이 참여하는 미 역사상 최대 규모의 집단소송이 이뤄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월마트가 배상해야 할 금액이 수십억 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11명의 법관으로 구성된 재판부는 '6 대 5'로 월마트를 상대로 한 성차별 집단소송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복잡한 법적 절차를 감안해 월마트 여직원들이 성차별 문제를 집단소송으로 제기하도록 허용한 것으로 보인다. 월마트 변호사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대법원에 상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월마트 성차별 소송은 2001년 6명의 여성 종업원에 의해 시작됐다. 이들은 월마트의 여성 종업원 임금이 남성에 비해 낮은 것은 물론 승진 기회도 평등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2007년 예심과 항소심에서 각각 패소했다. 당시 월마트를 한 개의 기업으로 볼 것인지 아니면 여러 개의 사업장으로 볼 것인지를 두고 원고 측과 피고 측이 치열한 법정 공방을 벌였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