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세계 경제 · 금융 컨퍼런스'에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열린 국내 최고의 국제 행사답게 정부 주요 인사는 물론,재계 금융계 거물급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이들은 존 메이저 전 영국 총리의 기조연설은 물론 사공일 G20(주요 20개국)정상회의 준비위원장과의 대담을 주의깊게 경청했다. 현안이 되고 있는 '골드만삭스 사태'를 둘러싸고도 즉석 토론을 벌였다.

◆…정운찬 국무총리와 메이저 전 총리가 만났을 때는 아이슬란드 화산 폭발이 화제가 됐다. 메이저 전 총리는 화산 폭발의 여파로 유럽 지역의 공항이 대부분 폐쇄돼 자칫 이날 행사에 참석하지 못할 뻔했다. 그러나 한국에 오기 전 미국에 머물렀던 덕분에 아무 문제 없이 한국에 올 수 있었다. 메이저 전 총리는 "만약 영국에 있었다면 서울에 오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업무를 위해 미국에 가 있었던 게 행운이었다"고 말했다.

메이저 전 총리와 달리 정 총리는 유럽 지역의 공항이 폐쇄된 덕분에 행사 참석이 가능해졌다. 정 총리는 원래 일정대로라면 비행기 추락 사고로 사망한 레흐 카친스키 폴란드 대통령의 장례식에 조문을 가야 했다. 그러나 유럽으로 가는 길이 막히면서 조문 일정을 취소하고 행사에 참석할 수 있었다.


◆…글로벌 금융 관련 이슈들이 논의 대상이 된 만큼 금융권 수장이 대부분 참석해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은 물론 이팔성 우리금융회장,김승유 하나금융회장,민유성 산은지주 회장,신상훈 신한금융지주 사장과 강정원 국민,이종휘 우리,이백순 신한,김정태 하나,윤용로 기업,김동수 수출입,하춘수 대구은행장과 김태영 농협신용부문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최근 금융권 및 업계 동향에 대한 의견을 주고 받으며 정보를 교환하기도 했다. 유재한 정책금융공사 사장과 이수화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진병화 기술보증기금 이사장도 활발한 의견을 나눴다. 신동규 은행연합회장과 이우철 생명보험협회장,황건호 금융투자협회 회장,이두형 여신금융협회장 등 주요 금융협회장도 자리를 함께 했다.

증권사에서도 최고 경영자(CEO)들이 대거 참석했다. 박준현 삼성,최경수 현대,임기영 대우,노정남 대신,최현만 미래에셋,이휴원 신한금융투자,유준열 동양종금,유흥수 LIG투자,서태환 하이투자,정회동 NH투자,유상호 한국투자 등 주요 증권사 대표들이 모두 참석했다.

신은철 대한생명 부회장과 박중진 동양생명 부회장,서진원 신한생명 사장,김우진 LIG손해보험 사장 등 보험업계 CEO들도 빠지지 않았으며 카드와 자산운용업계 대표들도 대거 참석,성황을 이뤘다.


◆…재계에서는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비롯해 정병철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박찬법 금호아시아나 회장,강신호 동아제약 회장,이용구 대림산업 회장,정지택 두산중공업 부회장,박인구 동원그룹 부회장,김영은 종근당 부회장 등 주요그룹 회장단은 물론 김중겸 현대건설 사장,지창훈 대한항공 사장,기옥 금호아시아나 사장,이지송 LH공사 사장,김동욱 현대엔지니어링 사장,윤영두 아시아나항공 사장,금춘수 한화그룹 기획실 사장,김원배 동아제약 사장,조순태 녹십자 사장,장종현 부즈앤컴퍼니코리아 사장,정상국 LG 부사장,권오용 SK 부사장,장일형 한화 부사장,서용원 대한항공 부사장,신동휘 CJ제일제당 부사장,김동철 에쓰오일 수석부사장,서충일 STX 부사장,한창희 한미약품 부사장 등도 참석했다.

이 밖에 김준식 삼성전자 전무,하주호 삼성전자 상무,이종진 삼성 상무,최필규 현대그룹 상무,노진석 현대차 상무,이동호 현대건설 상무,유원 LG 상무,전명우 LG전자 상무,김동만 포스코 상무,이길주 KT 전무,여은주 GS 상무,김병수 두산 전무,신동규 두산 상무,장성지 금호아시아나 전무,김종도 한진해운 전무,엄성룡 효성 전무,박찬영 신세계 상무,장영호 LS 상무,김영환 대한전선 상무,강신기 에쓰오일 상무,이규철 진로 상무,김정수 하이닉스 상무,설도원 삼성홈플러스 전무,이교현 르노삼성차 상무,서강윤 대한항공 상무 등도 자리를 같이했다.

백성기 포스텍 총장과 김인준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 등 학계 인사들도 다수 참석했다.

재계 인사들은 대부분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참석한 경우가 많았다. 이용구 대림산업 회장은 "작년 행사에서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강연을 매우 인상깊게 들었다"며 "올해 행사도 무척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인용 삼성 부사장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한복판에서 진행된 작년 행사에서 위기 극복을 위한 아이디어를 많이 얻어갔다"며 "올해 행사에서는 위기 이후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것을 얻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에는 주요 국가 유력 인사들도 대거 참석,높은 관심을 보였다. 중국 경제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주윈라이 중국국제금융공사(CICC) 회장의 방한이 큰 이슈였다. 크리스티나 얀 중국국제경제회 대외협력부장은 "경제회 소속 직원 5명이 컨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고 전했다. 그는 "한국 경제상황에 대해 중국인들도 관심이 높다"며 "컨퍼런스에 한국 재계 · 금융계 관계자들이 많이 와서 한국과의 관계를 넓힐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고 기대했다.

에르베 지로동 카디프생명 대표는 "세션뿐만 아니라 전 세계 저명인사들과 함께할 수 있는 저녁 만찬이 기대된다"며 "참석자들과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들뜬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조나단 노트 주한 영국 부대사는 "한국이 G20 의장국을 맡은 올해에 이처럼 큰 행사가 열린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노트 부대사는 "평소에 가장 존경하는 정치인이 존 메이저 전 영국 총리"라며 "그의 기조연설을 들을 수 있어서 영광"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한국과 영국은 경제 · 문화 등 많은 면에서 비슷한 특징을 지니고 있다"며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한국과 영국의 우호 관계를 더욱 발전시켰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호기/이유정/강경민/심성미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