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직장인들이 신이 났다.

연속 2주 동안 주말을 끼어서 3일씩 연휴를 즐길수 있기 때문이다.

연휴의 첫 시작은 오는 23일로 한국의 개천절과 비슷한 '훙버엉의날'. 기원전 1천년 경 베트남의 첫 고대국가인 반랑국이 탄생한 매년 음력 3월10일을 베트남 정부가 새로운 국경일로 정한 지 3년째 되며 주말까지 합하면 3일 동안 연휴가 된다.

또 오는 30일은 베트남이 통일된 '사이공 해방 기념일'로 기념일 다음날이 주말이기 때문에 역시 3일 동안 직장인들은 출근 부담없이 연휴를 즐길 수 있다.

이에 따라 베트남인들은 '뗏'(설) 이후 모처럼 찾아온 황금 연휴를 즐기려고 벌써부터 난리다.

특히 경제적인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중남부 해양휴양지 냐짱이나 중부 고산지대인 달랏 등에서 휴식을 취하기 위해 이미 지난달부터 호텔과 항공권 예약에 나섰다.

특히 냐짱의 대표적인 고급 리조트시설인 '빈펄랜드'(VinPearl Land) 경우 이미 지난달 중순께 예약이 사실상 마감된 것으로 확인됐다.

고산지대에 위치해 일년내내 선선한 기온을 자랑하는 달랏의 호텔들도 방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일부 부유층은 정정이 불안한 태국 대신 새로 직항로가 개설된 미얀마나 싱가포르 또는 한국 등에서 쇼핑을 겸한 휴가를 즐기려고 하고 있다고 여행사 관계자는 밝혔다.

고급휴양시설을 찾지 못하는 부모들은 놀이공원이라도 자녀들을 데려가야 하는 형편이다.

한국업체에서 근무하는 한 베트남 여성은 "남편과 냐짱의 빈펄랜드에서 30일부터 2박3일 동안 휴가를 즐기려고 돈을 모았다"면서 "항공료와 호텔비용까지 합하면 두 사람 급여의 3개월치인 1천500달러 가량이 들어갈 것으로 추산한다"고 밝혔다.

황금 연휴에 대한 외국인 기업체들의 시각은 그다지 곱지 않다.

이런 시각은 특히 일감이 넘쳐 야간에도 근로자들을 투입해야 하는 섬유.의류, 신발, 전자업체들 사이에 팽배해 있다.

수도 하노이 외곽에서 의류공장을 운영하는 한국업체 대표는 "'황금 연휴' 시즌이 다가오면서 선적일을 맞추기 위해 특별근무체제까지 갖춰 생산라인을 가동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면서 "설 연휴 이후 회사에 돌아오지 않은 근로자들이 자꾸 늘어나는 상황에서 연휴 시즌까지 겹치면 경영 상황이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하노이연합뉴스) 김선한 특파원 s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