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무원이 최근 발표한 신(新)외자유치 정책에 눈길을 끄는 대목이 등장했다. 외자기업이 지분 참여,인수 · 합병(M&A) 등의 방식으로 중국 기업의 구조조정에 참여하도록 장려하겠다는 것이 그것이다. "자동차 철강 화학 등 중국의 전통 주력 산업 화두가 '구조조정을 통한 대형화'임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곽복선 KOTRA 중국조사담당관)

중국 정부는 2008년 '10대 중점 전략산업의 구조조정과 진흥계획'을 마련,적극적인 M&A를 추진하고 있다. 원자바오 총리도 기회 있을 때마다 "전략사업의 구조조정을 철저하게 더 빨리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줘사오레이 인허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낙후된 과잉 생산 설비와 낮은 산업 집중도가 비용 절감과 기술 혁신을 가로막아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산업이 철강과 자동차다. 중국은 이들 분야에서 모두 세계 1위 규모의 시장을 갖고 있지만 업체들이 난립해 경쟁력이 떨어진다. 확실한 주도 기업도 없다.

자동차 시장에서는 130여개의 완성차 회사들이 난립해 있다. 3~4개의 자동차 회사들이 경합을 하고 있는 선진국과는 딴판이다. 14개 회사가 시장의 90%를 점유하고 있지만 대부분 지방정부가 대주주인 중소 자동차 업체들도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국내 업체 간 합병보다는 기술력을 가진 해외 업체 인수로 눈을 돌리고 있다. 철강업체도 670개에 달하고 노후설비가 전체의 40%에 이른다. 과잉 생산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이유다.

최근 1~2년 동안 중국의 자동차와 철강업계에서는 상하이자동차와 난징자동차 합병,베이징자동차의 푸젠자동차 인수,허베이강철(당산강철+한단강철) 탄생 등 굵직한 M&A가 있었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평가다. 웨이제 칭화대 경제관리학원 교수는 "중국 경제의 가장 큰 문제는 제조업 위기에 있다"며 "10대 산업의 구조조정 속도가 위기탈출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