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상사 딸 "고맙고 감사하고 존경하고 사랑하는 우리 아~빠~!"

천안함을 `우리 집'이라고 부를 정도로 전우애가 두터웠던 천안함 승조원들.

20일 천안함 생존 승조원들은 천안함의 아버지, 맏형격이었던 이창기 원사, 최한권 상사에 대한 추억을 털어놓았다.

이창기 원사는 오랜 2함대 근무경력과 전투준비전대의 관찰관 경험을 바탕으로 해군 전탐(電探. 전파 탐지) 부사관 최고 베테랑으로 인정받았다.

최원일 함장도 승조원들에게 "전투정보실에 이 원사가 들어와야 안심이 된다"고 말했을 정도이다.

생존자들은 이 원사가 작전을 펼칠 때는 엄격한 작전관이었지만, 일과 후에는 부사관과 수병들의 개인적인 고민을 들어주고 함께 PC게임도 즐길 정도로 다정한 상사였다고 입을 모았다.

김현용 하사는 "수병, 하사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셔서 틈만 나면 휴게실에서 함께 게임 등을 즐기셨습니다"라며 아버지 같던 이 원사를 추억했다.

최 상사는 어려운 가정형편 속에서 지병을 앓는 아버지 부양을 위해 뛰어난 성적에도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해군에 지원한 효자.
해군 내에서도 최 상사는 참모총장 우등상을 받고 전기 직별 과정 1등으로 수료해 `엘리트'로 통했다.

생존 승조원들은 구조되고서 "최 상사의 치밀한 정비 덕분에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비상조명등의 불빛을 보면서 탈출할 수 있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최 상사는 또 퇴근할 때마다 딸을 위해 선물을 사서 들어가던 다정한 아버지였다.

최 상사의 부인은 남편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렇게 먼저 보내게 돼 너무 미안하고, 훌륭한 군인, 남편, 아빠로 남아줘 너무 고마워. 사랑하는 멋진 해군 최 상사, 사랑사랑사랑하는 내 남편 사랑해"라며 변치않는 사랑을 표현했다.

초등학교 2학년인 딸 보배 양도 "아빠, 아빠가 훌융(륭)해서 인터넷에 아빠가 떴어"라며 "사랑사랑사랑사랑사랑사랑하는 엘리트 최한권 상사 군인(은) 아주 고맙고 감사하고 존경하고 사랑하는 우리 아~빠~!"라고 편지를 써 보는 이들의 심금을 울렸다.

(평택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e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