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평가업체들이 서울 송파구 장지동 가든파이브로 사옥을 옮겼다.

1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감정평가사 보유기준 1위 감정평가업체인 미래새한감정평가법인은 가든파이브 업무동 '웍스' A동 9층 전체와 10층 일부를 사들여 이사했다. 업계 6위권인 가온감정평가법인도 가든파이브 공구상가 '툴'에 보금자리를 마련, 현재 인테리어 작업을 진행 중이다.

미래새한은 감정평가사 197명과 회계사 · 세무사 등 400여명을,가온은 170명 안팎의 감정평가사 등 320여명을 각각 직원으로 두고 있는 대형 감정평가업체다.

이들은 서울 역삼동과 도곡동의 빌딩을 임차해 쓰다가 가든파이브 업무동 3794㎡와 공구상가 3462㎡를 각각 구입했다. 분양가는 52억원 정도(3.3㎡당 440만~450만원)로 비슷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가든파이브 시행사인 SH공사와 상가입점 예정자들은 이들의 이전을 반기고 있다. 2008년 12월 준공된 가든파이브는 국내 최대 쇼핑몰(연면적 82만300㎡)이지만 분양 저조로 정식 개장을 4번 연기한 '애물단지'다. 부동산 가치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감정평가 업체들이 사옥을 옮길 정도면 가든파이브의 잠재력이 그만큼 크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일부 가든파이브 분양대행사는 "감정평가 업체들이 서울외곽순환도로 등과 연결되는 사통팔달의 입지여건을 갖춘 가든파이브의 장래성에 높은 점수를 매긴 것"이라며 마케팅에 적극 활용할 태세다.

감정평가업체들은 이같은 마케팅 전략을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다. 미래새한 관계자는 "부동산 가격을 평가하는 조직이 사옥 이전지를 고르면서 손해 볼 일을 했겠느냐"면서도 "상가동 가치를 평가한 게 아니라 강남 빌딩의 60% 선인 분양가와 넓은 주차장,회의실 등 업무여건을 먼저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가온 관계자도 "가든파이브의 입지여건이 중장기적으로 부각되겠지만 그 보다는 구입여력 등 회사 자금사정을 종합적으로 감안했다"고 말했다.

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