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탄보일러 등 원형 전시…'근검 절약' 학습장으로 조성

서울시는 6일 마포구 서교동 467-5번지 고(故) 최규하 전 대통령 가옥을 올해 말까지 복원해 문화공간으로 개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972년 건립된 최 전 대통령 가옥은 지하 1층, 지상 2층에 부지 면적은 359.7㎡, 건물 총면적은 330㎡ 규모로, 서울시 등록문화재 413호로 지정됐다.

최 전 대통령은 퇴임 후인 1980년부터 2006년 서거할 때까지 이곳에서 거주했다.

그는 앞서 청와대 외교특보를 지내던 1973년부터 1976년 국무총리에 임명돼 삼청동 총리공관으로 이주할 때까지도 이곳에 생활했다.

서울시는 이 집을 영구 보존하고자 작년 7월 유족에게서 매입했으며, 이달 정밀 안전진단과 설계에 착수해 12월까지 복원을 완료하고서 시민을 위한 문화공간으로 개방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가옥 내부를 청빈한 삶을 살았던 고인의 생활 모습을 생생히 담을 수 있는 전시공간으로 꾸밀 계획이다.

고인이 방문객과 담소하던 응접실에는 앉은뱅이 책상과 철 지난 달력을 잘라 만든 메모지, 21인치 텔레비전, 50년 된 선풍기, 중고 소파와 탁자 등 검소하고 알뜰한 살림살이들이 전시된다.

남편과 함께 검소한 삶을 실천한 영부인 홍기 여사의 방에는 장남 최윤홍씨가 월급을 타 올 때마다 여사가 1원짜리 동전을 모아 둔 지갑 등이 진열된다.

최 전 대통령이 국무총리 시절 "광부들의 노고를 잊지 않고자 평생 연탄을 때겠다"고 약속하고 사용했던 연탄보일러와 연탄 창고도 원형대로 전시된다.

안건기 서울시 문화재과장은 "이 집은 '살 수 있을 정도면 된다'며 검소한 생활을 한 최 전 대통령 부부의 삶의 철학을 엿볼 수 있는 곳"이라며 "청렴하고 소박한 소시민으로 살다간 고인의 일상을 시민들이 가까이 느낄 수 있도록 생생히 복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bana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