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프로야구가 20일 개막해 팀당 144경기씩 치르는 6개월간 대장정에 들어간다.

김태균(28.지바 롯데)과 이범호(29.소프트뱅크)가 뛸 퍼시픽리그가 20일 먼저 스타트를 끊는다.

개막 3연전은 니혼햄-소프트뱅크(삿포로돔), 세이부-지바 롯데(세이부돔), 오릭스-라쿠텐(교세라돔)으로 짜였다.

퍼시픽리그는 23~25일을 쉰 뒤 센트럴리그가 시작하는 26일에 맞춰 정규 시즌을 재개한다.

이승엽(34.요미우리), 임창용(34)과 이혜천(31.이상 야쿠르트)이 경쟁할 센트럴리그는 26일 막을 연다.

요미우리-야쿠르트(도쿄돔), 주니치-히로시마(나고야돔), 한신-요코하마(교세라돔)가 일전을 벌인다.

2월 한 달 바짝 스프링캠프에서 페이스를 조인 각 팀은 2월 말부터 3월 중순까지 시범경기를 치르고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김태균과 이범호는 시범경기를 마쳤고 센트럴리그는 일정상 개막 직전인 22일까지 시범경기를 벌인다.

한국 선수 5명이 뛰는 올해는 일본 무대에 쏠린 한국 야구팬들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이글스에서 10년 가까이 한솥밥을 먹은 김태균과 이범호는 이제는 적이 돼 팀의 명예를 건 방망이 대결을 펼치고 올해를 끝으로 다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이승엽과 임창용, 이혜천 역시 부와 명예를 위해 마지막 땀 한 방울까지 쏟아낼 참이다.

◇김태균.이범호.이혜천 '맑음'..이승엽.임창용 '우중충'
3년간 최대 7억엔을 받고 지바 롯데 유니폼을 입은 김태균은 16일까지 시범경기에서 타율 0.342를 때리고 홈런 2방에 7타점을 수확하며 성공적으로 적응을 끝냈다.

2루타 5개를 터뜨리는 등 장타력에서 일가견을 보여 단숨에 해결사로 자리를 굳혔다.

13일 니혼햄과 경기에서는 에이스 다르빗슈 유로부터 비거리 140m짜리 대형 대포를 뿜어내고 다시 주목을 받았다.

부챗살 타법을 뽐내며 시범경기부터 4번을 꿰찬 김태균은 1루수 또는 지명타자로 기용될 전망.
시범경기에서 타율 0.270을 때리고 홈런 1개를 기록한 이범호도 주전 한 자리는 굳혔다.

7일 요미우리와 경기에서 거대하기로 소문난 홈구장 후쿠오카 야후돔의 백스크린 쪽을 향해 130m짜리 투런포를 터뜨리고 화력 시범을 보인 이범호는 3루 경쟁자 마쓰다 노부히로가 워낙 부진했던 탓에 비교적 쉽게 붙박이 3루를 꿰찰 것으로 점쳐진다.

6번 또는 7번 타순에서 한 방을 터뜨릴 선수로 평가받는 이범호는 1루수로도 폭을 넓혔고 마쓰나카 노부히코, 고쿠보 히로키 등 주전 선수들의 컨디션에 따라 1루 미트를 낄 수도 있다.

2년차를 맞아 선발 로테이션 진입에 도전 중인 이혜천도 순항 중이다.

16일 현재 2경기에서 1승, 평균자책점 2.25를 기록하며 좋은 인상을 남겼다.

토니 바넷, 에울로 데라크루즈와 4선발 경쟁 중이나 오른손 투수인 이들보다 쓰임새가 많아 제구력만 잡힌다면 요긴하게 중용될 것으로 보인다.

왼손 타자에게 큰 자신감을 보인 이혜천은 "제구력이 좋아진 만큼 결정구를 빨리 만들어 선발로 뛰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반면 맏형격인 이승엽과 임창용은 출발이 더딘 편이다.

요미우리와 4년 계약 마지막 해를 맞은 이승엽은 절치부심 칼을 갈았지만 제대로 된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다카하시 요시노부, 가메이 요시유키, 알렉스 라미레스와 험난한 1루 경쟁을 치르고 있다.

하라 다쓰노리 감독은 내부 조직력을 극대화하고자 이승엽의 '영토'에 외야수 3명을 잇달아 기용하고 이승엽을 압박했다.

시범경기에서 대타, 대수비로 출전하다 보니 타격감을 이어가지 못해 가장 아쉽다.

임창용은 몸이 덜 풀린 탓인지 16일 오릭스와 경기에서는 만루 홈런을 얻어맞고 패전투수가 됐다.

4경기에서 세이브 2개를 올렸지만 평균자책점이 13.50까지 치솟아 불안감을 주고 있다.

특히 셋업맨 이가라시 료타가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에 진출하면서 임창용의 책임감이 더 커진 상황이라 서둘러 페이스를 끌어올릴 필요가 생겼다.

◇센트럴리그= 요미우리 4연패 도전
지난해 7년 만에 일본시리즈 정상을 되찾은 요미우리는 올해 리그 4연패를 향해 닻을 힘차게 올렸다.

투타 전력에서 상대팀을 월등히 앞선다는 평가여서 독주가 예상된다.

강력한 경쟁팀은 주니치다.

작년 평균자책점 1위(1.54)를 차지한 왼팔 천웨인과 16승을 거둔 오른팔 요시미 가즈키가 건재하고 중간과 마무리도 튼실해 마운드에서는 요미우리에 뒤지지 않는다.

야쿠르트는 복병으로 꼽힌다.

이가라시가 빠졌지만 오시모토 다케히코, 마쓰오카 겐이치, 임창용 등 불펜진은 여전히 세다는 분석이다.

반면 메이저리그에서 돌아온 대형 포수 조지마 겐지가 버틴 한신은 선발과 마무리가 허전하다는 평가다.

불펜진이 허약한 요코하마와 히로시마는 약팀으로 분류됐다.

◇퍼시픽리그= 니혼햄 강세..소프트뱅크.지바롯데 추격
지난해 우승팀 니혼햄의 독주를 소프트뱅크와 지바 롯데가 얼마나 막느냐가 관건이다.

다르빗슈 유, 다케다 히사시라는 15승 투수, 30세이브 투수를 동시에 보유한 니혼햄은 야수 중 7명이나 지난해 골든글러브를 수상했을 만큼 수비력도 좋다.

선수층이 두터운 소프트뱅크가 니혼햄의 호적수다.

마쓰나카 노부히코-고쿠보 히로키-다무라 히토시-이범호 등으로 이어진 타순은 일본 12개 구단에서 1,2위를 다툴 정도로 막강한 핵타선으로 평가받는다.

다만 와다 쓰요시, 스기우치 도시야를 빼곤 예전보다 선발진이 약해져 고민이 크다.

지바 롯데에 대한 평가도 좋은 편이다.

선발로 뛰었던 고바야시 히로유키가 마무리로 돌아서 뒷문이 안정됐고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했던 셋업맨 야부타 야스히코도 컴백, 허리진이 강해졌다.

니시오카 쓰요시, 이구치 다다히토, 김태균, 이마오카 마코토, 후쿠우라 가즈야 등이 꾸릴 중심 타순도 파괴력에서 호평을 받는다.

타선의 연타 능력이 좋고 이와쿠마 히사시, 다나카 마사히로 등 똘똘한 선발투수 3명을 보유한 라쿠텐도 강적이다.

반면 뒷문이 불안한 세이부와 강타자 터피 로즈가 떠난 오릭스는 주목을 받지 못했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