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폭설 이후 모처럼 포근한 날씨를 보인 14일 전국의 유명 관광지는 봄기운을 만끽하려는 행락객들로 하루 종일 북적거렸다.

제주도에는 이날 하루 3만여명의 관광객이 찾아와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와 성산일출봉, 만장굴을 돌아보고 곳곳에 피어난 유채꽃과 목련꽃, 매화 등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며 남국의 정취를 만끽했다.

전남 광양시 다압면 매화마을에서 이날 개막된 광양매화축제에는 1만여명의 상춘객이 찾아와 이제 막 꽃망울을 터뜨린 하얀 매화를 감상하고 매화꽃길 음악회, 매화 노래자랑 등을 즐겼다.

노란 산수유로 유명한 전남 구례군 산동면 산수유마을도 산 중턱까지 만개한 산수유꽃을 보러 온 관광객들로 넘쳐났다.

부산에서는 간간이 비가 내리고 바람이 거센 날씨 속에서도 금정산과 장산, 백양산 등 주요 등산로와 유원지마다 많은 시민이 몰렸으며 '영남알프스'로 불리는 울산 가지산∼신불산 능선에는 5천여명의 관광객이 찾아와 봄의 정취를 만끽했다.

`신비의 바닷길'로 유명한 보령 무창포 해수욕장에서는 '2010 무창포 주꾸미.도다리 축제'가 열려 봄 해산물의 진미를 찾아나선 관광객들에게 불가사리 잡기, 독살 및 통발 체험 등의 추억거리를 안겨줬다.

오는 5월까지 '세계 딱정벌레 특별전'이 열리는 인천 부평구 청천동 인천나비공원과 인천대공원에도 가족 단위의 행락객과 연인들이 찾아와 성큼 다가온 봄기운을 만끽했다.

이와 함께 대전 계룡산 국립공원 6천여명을 비롯해 경북 구미 금오산 4천여명, 문경새재도립공원 2천여명, 청주 동물원 2천500명, 전주동물원과 전주덕진공원 1만명, 인천 마니산 4천400명 등 전국의 유원지마다 하루 종일 나들이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봄과 겨울이 공존하는 강원 지역에는 1만여명의 스키어들이 찾아와 가는 겨울을 아쉬워하며 막바지 스키와 스노보드를 즐겼다.

대체로 포근한 날씨를 보인 서울에서도 북한산, 관악산 등지에 많은 시민들이 몰려나와 휴일을 즐겼으며 도봉산에는 오전11시30분 현재 평소보다 많은 1만2천명이 찾았다.

서울 근교 휴양지인 에버랜드와 서울 대공원에도 각각 1만5천여명과 1만7천여명이 입장하는 등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여자친구와 함께 대학로를 찾았다는 회사원 이영택(28) 씨는 "화이트데이를 맞아 데이트를 하러 나왔다"면서 "며칠 전의 폭설은 생각할 수도 없는 포근한 날씨"라고 말했다.

한편, 봄을 맞은 농촌 들녘에서는 이른 아침부터 농부들이 나와 논.밭두렁을 고치고, 비닐 온상을 손보는 등 본격적인 영농 준비로 구슬땀을 흘렸다.

(제주.춘천.서울연합뉴스) 이해용 기자 dmz@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