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공화당내 유일한 `우군'으로 불리는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의 행보에 미국 정가가 주목하고 있다고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최신호가 전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오바마 대통령의 주요 정책들 거의 전부에 반대하고 있지만 일부 이슈에 따라선 초당적인 협력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어 공화당과 보수 진영은 그레이엄에게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8일 이 잡지에 따르면 오바마는 취임 이후 초당파적인 국정 운영이라는 공약에 걸맞은 공화당내 유력 인사를 물색했고 그레이엄이 유일한 선택이었다.

람 이매뉴얼 비서실장은 그레이엄을 백악관으로 초대, 국가안보 이슈에 관해 일대일 면담을 가졌고 곧바로 대통령 집무실로 그를 안내해 오바마와 만나도록 주선했다.

그레이엄은 당시 "관타나모 기지 문제나 외교 이슈 등에서 당신을 도울 수 있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바마와 이매뉴얼은 3-4차례 그레이엄을 백악관으로 불러 주요 현안을 논의했다.

그레이엄은 관타나모 기지 폐쇄, 테러용의자 재판 문제 등을 풀어가는 방법에 대해 오바마에게 조언했고 조 바이든 부통령은 부통령 관저로 그레이엄을 초대, 아프가니스탄 증파 문제에 공화당의 지지를 얻는 방법에 대해 도움을 청했다.

그레이엄은 `딜'과 협상을 중요시하는 정치가로 알려져 있다.

때로는 공화당의 당론보다 원칙과 상식을 우선시하는 성향을 보여 왔다.

소니아 소토마요르 대법관 인준 과정에서 그레이엄은 소토마요르의 판결 성향 등을 문제삼으며 괴롭혔지만 결국 공화당에서는 유일하게 찬성표를 던졌다.

그레이엄은 "소토마요르가 자격이 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공화당원들이 지구온난화 문제에 소극적인 입장이지만 그레이엄은 "오염이 큰 문제인 것은 사실 아니냐"고 말한다.

오바마의 관타나모 기지 수감자들의 미국내 이전 수용 방침에도 지지 의사를 보였다.

공화당의 당론을 무시하는 듯한 그레이엄의 독자 행보에 공화당과 보수 진영은 반발하고 있다.

그레이엄에 대한 `불신임' 투표 움직임이 나타났고 `배신자'라는 노골적인 비난이 쏟아졌다.

그레이엄은 상원내에서 존 매케인과 가장 가까운 친구지만 작고한 테드 케네디 의원을 찬미해 왔다.

그레이엄은 "내 친구를 남이 선택하도록 하고 싶지는 않다.

내가 당신에게 누굴 좋아해 달라고 하지 않듯이 나에게 누굴 싫어하라고 할 수는 없는 일이다.

난 인생을 그렇게 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뉴스위크는 "공화당과 보수 진영의 비난이 가해지는 와중에도 그레이엄은 특유의 냉정함을 잃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성용 특파원 ks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