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흑인 이슬람 지도자인 루이스 파라칸(76)이 "백인세력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연임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미 의회와 경제를 장악한 유대인들은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로비를 멈추지 않고 있다"며 다시 특유의 발언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1일 시카고 선타임스에 따르면 파라칸은 전날 시카고 유나이티드 센터에서 2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흑인 이슬람 단체 '네이션 오브 이슬람(NOI)'의 창립 80주년 기념행사에서 3시간30분에 걸친 긴 연설을 통해 각종 발언을 했다.

NOI 지도자인 그는 "백인세력이 오바마 대통령의 암살 음모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최근 남부 침례교 목사가 예배 중에 '대통령이 죽게 해달라'고 기도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 "오바마 대통령이 현재 정치적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 것은 그가 백악관 집무실 회의에서 유대인들에 맞서면서부터"라는 주장도 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참모인 티머시 가이트너, 헨리 폴슨, 래리 서머스 등이 모두 유대인 기업 골드만 삭스로부터 온 사람들임을 상기시키면서 "가난한 사람들의 피를 빨아먹는 뱀파이어들"이 구제금융으로 보상을 받았다는 비난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밖에 2001년 9.11 테러는 "내부적인 일"이었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 하고 이란을 공격하지 말 것을 오바마 대통령에게 당부했으며, "미국의 지원을 받은 군부에 의해" 강제로 축출된 아이티 전 대통령 장 베르트랑 아리스티드가 권력에 다시 복귀해야 한다는 주장도 했다.

이에 대해 유대인 단체 ADL(Anti-Defamation League)의 에이브러햄 폭스맨은 "과격 반유대주의자 파라칸이 한동안 조용한 듯했으나 변한 게 아무것도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대선기간 파라칸과는 거리를 뒀었다.

NOI는 1930년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파드 무하마드에 의해 설립된 흑인이슬람 종교단체로 흑인의 우월성과 백인의 사악함을 강조하는 독특한 교리를 가지고 있다.

이슬람의 평등 메시지가 흑인들의 관심을 끌며 최근 급성장하는 종교로도 알려져 있다.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chicagorho@yna.co.kr